내달 13일까지 18일동안 '온달과 공주' 등 연극의 향연 펼쳐
(단양=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충북 단양 영춘면에 자리잡은 노천극장에서 한 여름밤 연극의 향연이 펼쳐진다.
단양으로 귀촌한 '만종리 대학로극장'이 오는 27일∼내달 13일 영춘면 노천극장에서 '단양 여름 만종리 축제'를 연다.
매일 저녁 6∼11시 열리는 이번 축제의 백미는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한 연극 '온달과 평강(부제:남과 여)'이다.
만종리 대학로극장은 단양을 대표하는 캐릭터인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의 사랑 이야기를 현대적 감각으로 해석, 연극으로 풀어낸다.
모노드라마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비롯해 뮤지컬 갈라쇼, 무용, 마임 등 각종 부대행사도 열려 풍성한 연극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다.
축제 위원장은 허순호 만종리 이장이, 축제 총감독은 허성수 대학로극장 총감독이 각각 맡았다.
행사장에선 단원들이 지난해 수확한 유기농 콩으로 담근 된장과 올해 거둬들인 양파, 마늘, 감자를 살 수도 있다.
마을 주민들과 도시 관객들 사이의 농산물 직거래 장터도 운영된다.
만종리 대학로극장은 치솟는 대관료 부담을 이기지 못해 2015년 봄 28년 역사를 지닌 서울 대학로 극장 문을 닫고 귀촌했다.
밀밭 한가운데 야외극장을 개관한 만종리 대학로극장은 배우들이 낮에는 직접 농부가 돼 농작물을 가꾸고 밤에는 연극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이 알려져 주목 받았다.
귀촌 3년차가 된 이들의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연극공연은 지역 문화계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월 대학로극장 단원과 연극 문외한인 단양, 제천, 충주 지역 원주민들이 함께 무대에 배우로 올라 컬래버레이션(협업) 공연을 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과감한 실험적 시도를 통해 문화 불모지였던 농촌과 소도시에 예술적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최근에는 일본의 한 연극단체로부터 초청받아 일본 공연까지 준비하고 있다.
일본 도쿄 'die pratze' 극장 초청으로 내년 4월 21∼22일(3회) 연극 온달과 평강을 공연한다.
대학로극장 허성수 총감독은 "예술과 문화가 있는 산촌으로 만들어 가는 새로운 문화 실험을 계속 하고 있다"며 "척박한 문화예술 환경을 개척하는 시도이자 이정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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