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팔, 요르단 서안 협상서 유리한 포인트 추가한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7일(현지시간) 유네스코(UNESCO)가 팔레스타인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신규 등재한 헤브론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모두의 '뿌리'와 관련이 있는 중요한 도시다.
헤브론 올드시티에는 세 종교가 선조나 선지자로 여기는 아브라함(아랍권의 이브라힘)과 그 자손의 무덤이 있다.
13세기에 십자군은 이 곳을 교회로 썼다.
십자군을 몰아낸 무슬림은 14세기에 이브라힘 모스크를 세웠다.
이에 따라 무슬림은 이곳을 이브라힘 모스크로, 이스라엘인들은 '족장 능'이라고 부른다.
헤브론의 위치는 이스라엘이 1967년 전쟁으로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이다. 국제법상 이스라엘이 무단 점거한 곳이다.
팔레스타인은 앞으로 정식 독립국가로 인정받을 때 영토에 서안이 포함돼야 한다고 본다. 이스라엘을 제외한 국제사회 다수도 이를 지지하는 쪽이다.
이스라엘은 이곳에도 국제사회 비난 속에 정착촌을 건설했다.
유네스코는 이미 2011년에 팔레스타인을 정식 회원으로 받아들였기에, 헤브론 올드시티를 팔레스타인의 유산이라고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이런 유네스코의 결정에 격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대통령은 유네스코의 결정 후 "누가 거기 묻혀 있나? 아브라함, 이삭, 야곱, 사라, 리브가, 레아다. 우리 선조 족장들과 아내다"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브라함과 이삭 등은 구약성경에 나오는 '믿음의 선조'다.
그러나 아랍인 역시 이브라힘을 선지자요 조상으로 여긴다.
이스라엘의 격렬한 반응은 종교·종족적인 배경에 더해 이 결정의 정치외교적 영향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싱크탱크 예루살렘정책연구소의 이차크 라이터는 워싱턴포스트(WP)에 "유네스코의 이번 결정은 앞으로 서안의 운명을 다룰 협상에서 팔레스타인에게 유리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WP는 2011년 유네스코가 팔레스타인을 회원으로 인정한 후 양측의 갈등 골이 깊어졌다는 데도 주목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결정이 종교·문화적인 결정이 아니라 정치적 결정이라며 유네스코를 비난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교육부장관은 "유네스코가 (문화·과학) 전문기구가 아니라 정치적인 도구로 역할을 계속한다면 유네스코와 협력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팔레스타인은 헤브론이 역사적으로 자신들에게 귀속된 것을 확인했다며 환영했다.
룰라 마야 팔레스타인 관광부장관은 "헤브론과 이브라힘 모스크가 역사적으로 팔레스타인인에 속한다는 것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진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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