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수성' 시즌 반환점…홈 관중 55만명, 8차례 매진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예전에는 식당에 가면 '야구 중계 좀 틀어주세요'라고 부탁했는데 요즘에는 어느 곳을 가든 KIA 경기를 시청하고 있어 달라진 열기를 실감해요."
KIA타이거즈의 승승장구가 이어지면서 광주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야구 팬인 직장인 정경환(41)씨는 9일 "KIA의 1위 행진이 3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프로야구에 관심이 없던 지인들도 경기 이야기를 자주 한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정씨는 "야구를 잘 모르는 아내와 초등학생 딸도 관심을 갖게 돼 예전처럼 TV 리모컨을 갖고 다투는 일이 사라졌다. 조만간 KIA챔피언스 필드를 찾아 함께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어른은 물론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열풍이 불고 있다.
중·고등학생들이 삼삼오오 주말 경기를 관람하는 모습이 부쩍 늘었고 광주 A 중학교 2학년 학생 27명은 아예 담임교사와 의기투합해 방학을 앞두고 KIA-롯데전 경기 관람을 예약했다.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올해 홈구장 관중 5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첫 100만 관중 돌파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44경기 중 82경기(54승 28패)를 치러 올해 정규 리그의 절반을 마친 KIA의 홈구장 관중 수는 55만1천224명이다.
올 시즌에만 8차례나 2만500석인 구장 입장권이 매진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경기당 평균 관중 역시 1만4천344명으로, 역대 최다 관중을 기록한 지난해 77만3499명(평균관중 1만743명)보다 훨씬 늘 것으로 예상된다.
평일·주말 할 것 없이 관중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KIA챔피언스 필드는 물론 일대 상권도 활기를 찾았다.
경기장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업주는 "홈 경기 때마다 북적북적하다. 몇년 전만 해도 주변 카페나 호프집이 잘 되지 않아 개업과 폐업을 반복하는 곳이 많았는데 요즘 KIA의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의 팬심을 움직이는 요소는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7년 만에 V11 달성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뿐만이 아니다.
'미친 방망이'라 불리는 KIA는 강한 타선으로 한·미·일 최다 기록으로 꼽히는 8경기 연속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질 때도 갖가지 진기록을 기록하며 관중들의 애를 태우기도 했다.
지난 5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 KIA는 4회말 1-12로 뒤지다가 5회 초 한 이닝에서 12득점을 뽑아내며 새로운 기록들을 세웠다.
결국 KIA가 17-18로 역전패했지만 팬들의 기대와 프로야구 흥행 보증수표로서의 입지를 더욱 커지게 만든 경기였던 셈이다.
KIA는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20대 8로 승리하며 다시 한 번 화력을 뽐냈다.
11일 홈구장인 광주에서 2위 NC다이노스와의 열전이 예고되면서 관중 신기록 수립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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