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여전히 저평가…IT·금융, 조정시 비중 확대"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이번 주(10∼14일)는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 기대감과 글로벌 긴축 강화에 대한 우려가 교차하는 한 주가 될 전망이다.
지난주 코스피는 전 주말보다 0.50% 하락한 2,379.87로 마감했다. 2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상승 동인(모멘텀)이 부족한 가운데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약보합을 기록했다.
지난 7일 삼성전자[005930]의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관은 전기·전자 업종을 중심으로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고, 북한의 지정학적 위험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그러나 이번 주는 상장사들의 양호한 2분기 실적 전망에 코스피가 상승 흐름을 다시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9일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 발표와 함께 시장 투자자의 시선은 2분기 국내 기업 실적 변수로 이동할 전망"이라며 "2분기 기업 실적 환경은 대체로 중립 이상의 기류가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는 IT를 비롯한 수출 대형주의 실적 호조에 은행·증권·내구소비재 등 내수주 실적 방향 선회의 효과가 가세한 결과"라며 "다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실적 변수가 5월을 기점으로 하락 전환한 점은 외국인 수급환경과 시장 상승 모멘텀을 제약하는 부정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는 횡보 중인 반면 하반기 실적 전망은 완만한 상향 조정세"라며 한국 기업의 실적 전망은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오 연구원은 "하반기 실적 기대로 주식시장의 조정이 완만할 것"이라며 "코스피 2,400을 기존으로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을 반영한 주가수익비율(PER)은 9.9배로 한국 주식시장은 여전히 저평가 매력이 큰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강화 방침에 대한 우려와 정보기술(IT)·금융 업종 외에 뚜렷한 주도주가 부재한 점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긴축 방침을 제시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오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IT와 금융주 외에 뚜렷한 주도주가 없다는 점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반등 가능성을 감안할 때 2분기에 부진했던 소재·산업재의 반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는 주식시장이 순환매를 통해 깊은 조정 없이 과열을 해소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조정을 너무 우려하지 말고 상승 추세 속에서 지수의 저점이 꾸준히 높아질 수 있음을 감안해 투자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단기 조정을 IT와 금융주 등의 비중을 확대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았다.
김용구 연구원은 "2분기 실적시즌의 섹터·업종 주도권은 IT·은행·증권·조선(기계)·내구소비재 등에 집중될 것"이라며 "IT주가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커지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비중 확대의 호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겸 연구원은 "2분기 실적 호조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시장 조정 시 적극 매수 전략을 추천한다"며 소재, IT, 금융을 추천 업종으로 제시했다.
한편 다른 일각에서는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소재·산업재 전반의 2분기 실적 모멘텀 약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국내 증시 유동성과 경기, 실적모멘텀의 동반 둔화 국면이 지속하고 있다"며 "국내 증시의 추가상승 모멘텀 회복을 위해 필요한 국제유가 반등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아직 미약하다"고 지적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밴드) 상단은 2,420(하나금융투자·KTB투자증권), 하단은 2,350(KTB투자증권·케이프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예상 밴드를 2,360∼2,410으로 제시했고, 케이프투자증권은 밴드 상단을 2,410, 하나금융투자는 밴드 하단을 2,370으로 각각 예상했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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