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은 자자한데…'비밀의 숲' 4%서 맴맴

입력 2017-07-10 10:31   수정 2017-07-10 18:12

입소문은 자자한데…'비밀의 숲' 4%서 맴맴

거북이 걸음에 폭발력 발휘못해…탄탄한 구성력은 압권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입소문은 자자하지만 시청률은 4%대서 맴돌고 있다.

tvN 주말극 '비밀의 숲'이 10회가 되도록 시청률 5%를 넘어서지 못하며 제자리걸음이다. 쏟아지는 호평에 비해 저조한 시청률이다.

'비밀의 숲'은 지난 8일 9회 4.3%, 9일 10회 4.8%를 기록했다. 3회에서 4%를 넘어선 이래 줄곧 4%대의 시청률이다.

조승우의 매력적인 연기와 치밀한 구성, 범인을 향한 궁금증이 어우러진 웰메이드 드라마 '비밀의 숲'이 치고 나오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 재미는 있지만 거북이걸음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본 사람은 없다'는 말은 '비밀의 숲'에도 적용된다. 그만큼 일단 한 번 보면 계속 보고 싶을 만큼 흥미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그러한 흥미가 임계치에는 달하지 못하는 게 약점이다. 결정적으로 거북이걸음이다. LTE 시대에 거북이가 한 걸음 내딛듯 아주 짧은 보폭으로 '야금야금' 움직인다.





감정의 진폭이 제로에 가까운 주인공을 내세우다 보니 드라마는 거시적인 그림보다 미시적인 그림에 집중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고민고민하다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그래서 한회, 한주가 지난 후에 봐도 전회, 전주에 비해 별로 달라진 게 없고, 10회까지 방송됐는데 여전히 출발선에서 그다지 멀리 나가지 못한 모양새다.

'뒤통수 전법'의 대가 박경수 작가의 '펀치'나 '귓속말'처럼 도돌이표를 그리고 있지는 않지만, 시원한 전개를 바라는 시청자는 회를 거듭해도 별반 진전이 없어 보이는 내용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한다.

범인에 대한 궁금증이 이 드라마의 동력이고, 모두가 용의 선상에 있는 상황은 '비밀의 숲'의 치밀한 구성에서 나온다. 보고 있는 동안에는 한 장면이라도 놓칠세라 숨을 죽이게 된다.

하지만 드라마는 한 끗 차이로 폭발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속도에서든, 감정선에서든, 반전에서든 좀 더 임팩트를 줘야 하는데 요소요소 다 임계치를 넘어서지 못하는 5% 부족함으로 기포가 보글보글 생성되려고 하지만 물이 끓지는 못하는 상황에 머물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동시간대 지상파 '막장' 드라마는 물론이고, 다른 케이블 채널 예능 프로그램에도 시청률이 밀린다.







◇ 배두나 활용도 아쉬워…대사 전달 여전히 미흡

'비밀의 숲'은 조승우의 명연기로 첫회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뇌수술로 공감능력이 거세된 검사 '황시목'은 조승우를 만나 매력이 터지는 캐릭터가 됐다.

그런데 드라마는 여주인공인 배두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사전제작으로 완성됐고, 촬영도 대본대로 이뤄졌다고 제작진은 밝혔지만 처음부터 여주인공의 분량이 이렇게 적었을까 하는 의아함을 지울 수 없다.

다른 배우도 아닌, 배두나를 캐스팅해놓고는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극중 검찰과 알력 싸움을 하는 경찰이자, '황시목'이 유일무이 믿는 조력자인 형사 '한여진' 역할인데 '드문드문' 나오고 있다.







황시목이 영원히 잃어버린 줄 알았던 감정들을 하나씩 꺼내게 하는 중요한 인물이자,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열혈 형사 '한여진'의 비중이 더 컸더라면 지금보다 극이 더 활기를 띠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차가운 황시목과 뜨거운 한여진을 대비시키겠다는 것이 기획의도였을 텐데, 드라마는 그 균형을 맞히는 데 실패한 모양새다.

여기에 첫회부터 꾸준히 지적돼온, 일부 인물의 대사 전달력이 떨어져 시청을 방해한다. 대부분의 대화가 데시벨을 한껏 낮춘 상태에서 은밀하고 조용하게 진행되는 탓도 있지만, 조승우와 배두나의 대사 처리에는 문제가 없는 것과 비교하면 일부 배우의 대사 전달력에서는 문제가 발견된다.

'웅얼웅얼'대다 끝나는 대사는 제작진이 현장에서 바로잡았어야 했는데 놓치고 지나가 버린 뼈아픈 지점이다. 특히 내내 천천히 가다 갑자기 과감하게 '건너뛰기'를 하는 식으로 사건을 전개하는 이 드라마에서는 그러한 '대사 씹힘'이 내용 전달을 방해한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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