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맥도날드 매장 '텅텅'…한국맥도날드 "매출은 비공개가 원칙"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이른바 '햄버거병' 파문으로 인한 '햄버거 포비아'(햄버거 공포증)가 확산하면서 맥도날드를 비롯한 주요 햄버거 업체들의 매출 타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고기패티가 덜 익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가 용혈성요독증후군(HUS·속칭 햄버거병)에 걸렸다는 주장이 제기된 이후 첫 주말인 지난 9일 서울 시내 주요 맥도날드 매장은 평상시와 달리 손님이 거의 없어 매우 한산한 모습이었다.
인근 직장인들과 나들이객, 외국인 관광객들로 늘 붐비는 맥도날드 서울시청점 매장의 경우 한창 손님이 많을 때인 일요일 오후 6시인데도 전체 좌석의 4분의 1도 차있지 않았다.
어린 딸과 매장을 찾은 주부 이 모(서울 서대문구) 씨는 "시내 나들이를 나왔다가 아이가 다리가 아프다고 해 잠깐 쉬면서 음료수나 한잔 하려고 들렀다"며 "당분간 애한테 햄버거는 못 먹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매장 점원은 "이번 주말에는 손님이 평상시의 절반도 안 되는 것 같다"며 "특히 어린아이를 둔 주부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은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맥도날드 정동점도 마찬가지였다.
인근에 오피스나 관광명소가 많아 늘 손님들로 붐비는 곳이지만 이날 오후에는 개점휴업이나 한 것처럼 한산했다.
한창 저녁 시간인 오후 5∼6시에도 100석 안팎인 전체 좌석 중 겨우 대여섯 좌석만 손님이 앉아있었고 그나마도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손님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음료수와 감자튀김을 주문한 20대 여성은 "'햄버거병'에 대해 확실히 아는 건 없지만 그 기사를 보고 난 뒤에는 왠지 기분이 찜찜해 햄버거를 못 먹겠다"며 "패티를 뭐로 만드는지 알 수가 없어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번지는 '햄버거 포비아' 정서로 매출 타격이 현실화하는 분위기지만 한국맥도날드 측은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힐뿐 보상이나 대책 마련에는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매출은 비공개가 원칙이라 지난 주말 매출이 얼마나 감소했는지는 공개할 수 없다"며 "일부 매장 분위기만으로는 전체 매출 변화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롯데리아나 버거킹 등 다른 햄버거 업체들은 맥도날드보다는 다소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급속히 확산하는 '햄버거 포비아'의 영향을 완전히 피해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 너무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도 있다.
회사원 강 모(32·경기 고양시) 씨는 "그동안 계속 햄버거를 먹어왔고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인과관계가 확실히 밝혀지지도 않은 '햄버거병' 불안감 때문에 갑자기 햄버거를 안 먹는다는 것도 웃긴 것 같다"며 "평상시대로 계속 먹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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