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으로 붙는다는 마음으로 공격적으로 던졌어야"
6월 평균자책점 리그 1위…7월 들어서는 '주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프로야구가 올스타전 휴식기를 앞둔 10일 현재 KBO리그 투수들의 기록을 살펴보면 다소 의외의 인물이 최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SK 와이번스의 '핵잠수함' 우완 선발투수 박종훈(26)이 그 주인공이다.
박종훈은 장원준·더스틴 니퍼트(이상 두산), 차우찬(LG), 헥터 노에시(KIA), 에릭 해커(NC) 등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들 사이에 껴 있다.
전반기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 박종훈의 성적은 8승 4패, 평균자책점 3.84다. 승수는 니퍼트, 해커와 공동 5위, 평균자책점은 9위다.
박종훈은 그러나 10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아쉬운 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는 "내가 이런 성적을 낼 수도 있구나 싶으면서 '왜 지금까지 이렇게 못했지?'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굉장한 기량 발전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생각을 달리 한 것이 성과를 본 것 같다"고 했다.
"요즘 '왜 예전에는 무조건 삼진 잡으려다가 볼넷을 그렇게 많이 내보냈을까'하는 생각을 자주 해요. 이제는 정면으로 붙는다는 마음으로 공격적으로 던지면서 속으로 '칠테면 쳐라!' 이래요. 못 치면 삼진이고 아니면 안타나 홈런이겠죠."
그는 지난해 8승 13패, 평균자책점 5.66의 성적을 남겼다.
손이 거의 땅을 스칠 듯이 던지는 정통파 언더핸드 투수의 장점이 있지만, 제구가 불안해 실점이 많고 이닝 소화력이 떨어진다는 꼬리표가 따라 다녔다.
올 시즌 들어서는 4월 5경기(26이닝) 평균자책점 5.54로 다소 흔들렸지만, 5월 들어 5경기(26이닝) 평균자책점 3.12로 기록이 향상됐다.
6월에는 5경기(27⅓이닝) 평균자책점 1.65를 기록했는데, 이는 리그 전체 월간 평균자책점 1위다.
박종훈은 6월 MVP 후보에도 올랐지만, 수상의 영광은 팀 동료 메릴 켈리한테 돌아갔다.
그는 "내가 봐도 켈리가 정말 잘했다"면서 "켈리가 눈앞에 있기 때문에 내가 받겠다는 생각은 없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최고의 한 달을 보낸 박종훈은 7월 들어 '주춤'하고 있다.
2일 강우콜드게임이 선언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⅓이닝 동안 5실점 했지만 타선 덕분에 시즌 8승(4패)째를 수확했고, 8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⅓이닝 동안 3실점 했다.
올스타전 이후에는 지난달 좋았던 느낌을 떠올리며 상승세를 유지하는 것이 박종훈 앞에 놓인 숙제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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