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다음날 침대에서 뛰쳐나와야 할만한 일이 있을 때 전날 잠을 덜 설치게 된다".
삶의 목표가 뚜렷할 경우 수면의 질이 높아지게 된다는 과학자들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삶의 의욕을 잃을 경우 불면증에 시달리는 비율이 높아진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10일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 노스웨스턴대 의과대학 연구진은 수면이 질은 잠자리에 들기 훨씬 전 이미 결정되며 삶의 목표를 갖는 것이 수면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주로 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밝혀냈으나 다른 모든 연령층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구를 이끈 노스웨스턴대의 제이슨 옹 신경학 교수는 "사람들이 삶의 목표를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 수면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효과적인 비(非)약물 전략"이라면서 "삶의 목표는 마음 챙김(mindfulness) 요법을 통해 함양, 자극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인의 경우 하루 평균 7~9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나 수면의 양은 나이나 생활방식, 유전자 등에 따라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수면위원회(Sleep Council)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전체 성인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하루 6시간 미만의 잠을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벼운 오염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에게서 나오는 채광 효과 등이 가상 햇빛 효과를 일으켜 휴식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배출을 혼란시키고 이것이 수면 패턴을 변화시킨다.
여기에 비만이나 과도한 알코올 섭취, 설탕 음료 섭취, 흡연, 신체 활동 부족, 정신건강 문제, 업무상 스트레스, 교대근무, 돈 걱정, 그리고 오랜 통근 시간 등 건강과 생활 방식상의 여러 요인도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구진은 60∼100세 사이 823명을 대상으로 삶의 목표와 수면에 관한 설문 조사를 시행했다.
자신의 삶이 의미가 있다고 느끼는 대상자들은 그렇지 않은 대상자들에 비해 수면무호흡증 발생 가능성이 63%나 적었으며 하지불안증후군 발생 가능성도 52%가 적었다. 수면의 질도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장애 요인 가운데 하나인 수면무호흡증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흔한 장애로 얕은 숨을 들이켜거나 수면 중 호흡이 시간당 수회 비율로 멈추는 현상이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에 불안감을 느끼게 해 다리를 자주 움직이게 한다.
연구진은 '자신이 과거에 한 일 그리고 미래에 할 일에 대해 좋은 느낌이 있는지'를 조사하는 한편 삶이 목표를 개선하기 위한 마음 챙김 요법이 수면의 질도 함께 개선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영국의 경우 수면 부족으로 근로 시간이 줄어드는 바람에 매년 최대 400억 파운드(약 60조 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전체 GDP(국내총생산)의 1.86%에 해당하는 것이다.
새로운 연구결과는 '수면· 과학· 실제' 저널에 게재됐다.
yj378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