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중국 정부가 한동안 뜸했던 국유기업의 구조조정에 새로이 불을 지피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최근 이뤄지는 국유기업의 통폐합은 석탄과 전기를 포함한 에너지와 중공업, 철강 업종에 집중되고 있다.관영 신화 통신은 지난달 정부가 이들 업종의 국유기업들을 묶는 데 역점을 두기 시작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최대의 석탄회사인 선화(神華)그룹은 중국 궈뎬(國電)그룹과 합병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승인이 이뤄지면 통합회사는 2천62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거대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지난 3월 원전 부문의 국유기업들인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中核集團), 중국핵건(CNEC·中國核建)이 합병을 통해 800억 달러의 통합회사를 출범키로 했다고 밝힌 것도 에너지 업종의 질서를 재편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중공업계에서도 국유기업들이 합치고 있다.
중국중기(重機)그룹은 지난 2013년 또다른 중기계 국유기업인 제2중형기계 그룹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섬유기계 국유기업인 중국항천(恒天) 그룹을 흡수하는데 성공했다. 중기 그룹은 이를 통해 자산 규모를 520억 달러로 늘릴 수 있게 됐다.
철강 부문에서는 지난해 상하이 바오강(寶鋼) 그룹과 우한(武漢) 그룹이 합병해 세계 2위의 철강회사를 만든 이후 추가 합병에 대한 루머가 현지 언론에 무성하게 나돌고 있다.
대형 국유화학업체인 중국화공그룹(Chemchina)와 중국중화집단공사(Sinochem)는 내년에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합병은 중국화공그룹이 스위스의 신젠타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이 회사의 재정 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다. 중국화공그룹은 지난해 2월 신젠타를 440억 달러(약 50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었다.
중국기업연구소의 리진 수석 연구원은 중국 국유기업들의 합종연횡은 주로 동일 업종 기업들이 덩치를 키우고 경쟁을 완화하기 목적을 갖고 있지만 수직통합을 꾀하려는 목적에서 이뤄지는 합병도 없지 않다고 풀이했다.
그는 최근 진행되는 일부 합병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야심적으로 추진하는 일대일로 구상과 연관된 사업권을 따내려는 사전 포석의 성격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4년말 고속철 제작 국유기업인 중국 베이처(北車.CNR)와 중국 난처(南車. CSR)가 합친 것이나 지난해 양대 해운사인 중국원양해운(COSCO)과 중국해운(CSCL)이 합친 것이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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