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혁신위' 첫발 뗀 날 한국당 인선 잡음

입력 2017-07-1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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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혁신위' 첫발 뗀 날 한국당 인선 잡음

정우택, 대변인 논평에 언성 높여…'투톱갈등' 반영 시각도

김대식 여연원장·홍문표 사무총장 기용에 '정실인사' 비판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체제가 출범하면서 당직 인선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만 최고위원은 작심한 듯 홍 대표를 겨냥했다.

이 최고위원은 공개 발언에서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 인선은 철회돼야 한다"면서 "당의 주요 당직을 정실인사, 측근 인사, 자기 식구 꽂아넣기 식으로 한다면 그것이 문재인 정부의 코드 인사와 무엇이 다르냐"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또 "우리가 이 암흑 같은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또다시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면 국민은 물론이고 당원들마저 당을 해체하라고 요구할 것"이라며 "실패한 패권정치로 우리 스스로를 무덤 속으로 내던지지 말아야 한다. 충분한 협의로 당의 민주성을 회복하고 적재적소에 인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최고위원의 발언 시작과 함께 홍 대표가 나서 "당내 문제는 비공개로 하자"고 했지만, 이 최고위원은 굽히지 않았다.

이 최고위원의 말이 끝나자마자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일부 최고위원들은 비공개 회의에서도 거듭 김대식 원장과 홍문표 사무총장 기용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원장은 홍 대표의 '복심'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홍 사무총장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탈당한 뒤 바른정당으로 옮겨갔다 다시 당적을 옮긴 이른바 '복당파'로 역시 홍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일부 최고위원들은 특히 각종 여론조사를 진두지휘하는 여의도연구원장 자리에 대표의 측근을 기용한 점을 문제 삼으며, 최고위원들과 협의를 거치지 않고 당직 인선을 밀어붙인 점을 거론해 당직 재검토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과거 봉숭아학당식의 최고위원회의진행은 지양해야 한다"면서 "최고위원들 간 조율 없이 당내 문제를 외부에 이야기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강효상 대변인이 전했다.

홍 대표는 "이미 임명했는데 어떻게 하느냐"며 더는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선 정우택 원내대표가 강 대변인을 향해 언성을 높이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정 원내대표가 전날 강 대변인이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과 관련, "국익을 위해 노력한 것에 박수를 보낸다"고 논평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에 대해 강 대변인이 의도를 설명하며 강하게 항변하자 정 원내대표가 "앞으로 잘하자는 지적에 뭘 그렇게 불만스럽게 하느냐"는 취지로 목소리를 높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한 참석자는 "정 원내대표하고 강 대변인이 목소리를 좀 높였던 것은 사실"이라며 "논평 문제를 놓고 이야기가 좀 오갔는데 정 원내대표의 지적에 강 대변인이 반발하며 문제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역시 홍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강 대변인이 대통령 외유시에는 비판을 자제하자는 홍 대표의 입장을 반영해 논평을 작성했고, 이에 대해 정 원내대표가 사실상 우회적으로 불만을 노출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사실상 대리인을 거친 '투톱 갈등'이라는 말이다.

당 관계자는 "정 원내대표가 단순히 대변인 논평만을 문제삼아 그렇게까지 목소리를 높였겠느냐"면서 "여러 포석을 염두에 둔 다목적 군기잡기 아니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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