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그늘 그리울 땐 이곳으로…미술관 마당에 들어선 '원심림'

입력 2017-07-10 12:07   수정 2017-07-1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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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그늘 그리울 땐 이곳으로…미술관 마당에 들어선 '원심림'

국립현대미술관 '젊은건축가' 당선작…10월9일까지 전시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서울 북촌에 자리한 국립현대미술관 앞마당에 '나무' 십여 그루가 들어섰다. 커다란 잎사귀들이 너울너울 움직이는 모습이 바닷속을 오르락내리락하는 해파리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10일 빗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 숲의 정체는 '삶것' 건축사무소 양수인 소장의 '원심림'(Centreefugal Park)이다. 국립현대미술관과 뉴욕현대미술관이 매년 진행하는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Young Architects Program·YAP)의 올해 당선작이다. 작가는 미술관이 제시한 쉼터·그늘·물의 3가지 열쇳말을 토대로 일종의 '팝업 공원'을 탄생시켰다.

3개월 가까이 진행된 이 작업의 핵심은 원심력이다. 원리는 크게 복잡하지 않다. 전기 모터가 돌아가면 원심력 덕분에 잎사귀가 부풀어 오른다. 모터가 작동을 잠시 중단하면 나뭇잎은 중력에 의해 다시 땅으로 늘어진다. 바람이 세게 불면, 이 구조체는 애써 바람을 이기려 하지 않고 작동을 멈춘다.

경제성을 살리고 친환경적인 부분을 강조한 구조체다. 매년 뉴욕이나 서울에서 YAP 작품들을 관람했다는 작가는 근사하고 웅장한 구조체를 지탱하기 위해 땅을 일부러 파내고 지지대를 묻는 것을 아쉽게 여겼다.

"보이지 않는 것에 돈을 쓰게 되는 것이잖아요. 어떻게 하면 존재감이 충분한 지붕을 만들면서도, 바람에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많은 예산과 돈을 들이지 않는 구조체를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요. 그래서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지붕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작가는 10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 효과를 내기 위해 가장 간단한 메커니즘을 만들려 노력했다"면서 "자연적인 힘을 활용해 중력을 살짝 이기는 방법을 찾으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구조체 아래쪽에는 움직이는 평상을 둬서 시민이 앉을 수 있게 했다. 모터가 돌아가면 아래쪽에는 꽤 묵직한 바람이 분다.

작가는 사전 인터뷰에서 "'원심림'에는 건축적인 의미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제 어머니가 제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즐길 수 있는, 관객들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YAP은 뉴욕현대미술관이 젊은 건축가를 발굴하고 프로젝트를 실현할 기회를 주기 위해 1998년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2014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도 함께하고 있다. 이번 제작 비용은 현대카드가 후원했다. 국립현대미술관 8전시실에서는 최종 후보군에 오른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전시는 11일부터 10월 9일까지. 문의 ☎ 02-2188-6040.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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