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전국민주선거구개편위원회 모금행사 참석해 선거구 재조정 지원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난 지 6개월 만에 민주당의 정치자금 모금행사 참석을 시작으로 정치활동을 재개할 전망이라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정치전문지 폴리티코 등이 9일 보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오는 13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전국민주선거구개편위원회(NDRC)의 비공개 모금행사에 참석한다.
NDRC는 미국의 선거구를 공정하게 만들자는 목표로 민주당 지도부가 모여서 발족한 조직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퇴임 직전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핵심 가치가 위기에 놓였을 때 같은 특정한 순간"에만 국내 정치에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수세에 몰린 민주당 지원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NDRC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활동 재개가 미 전역에서 민주당의 지지 기반 확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민주당의 상징적 인물로 여겨진다는 점에서다.
톰 페레스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의장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여전히 자신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우는 것'을 꺼리며 전면에 나서는 대신 의석 확보에 보탬이 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오바마 전 대통령이 NDRC 모금행사에 참석한다고 전했다.
이 행사는 공화당에 유리한 선거구 획정 작업에 대해 법적 소송을 제기하기 위한 자금 마련이 목적으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를 통해 현재 공화당에 유리하게 설계된 선거구 혁파 작업을 측면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미 하원은 10년마다 인구조사 결과에 따라 주별로 선거구를 정하는데 2010년 정해진 현 선거구는 공화당에 유리하다는 것이 민주당 내부의 시각이다.
이 상태로는 내년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또 이렇게 되면 2021년 예정된 선거구 재조정 때도 공화당에 유리하게 획정될 수 있다.
페레스 의장은 "오늘의 상원의원이 있어야 내일의 대통령이 있을 수 있으며 오바마 전 대통령 스스로도 이를 잘 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지원사격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을 역임했다.
민주당은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 임기 동안 주의회 및 상·하원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잃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대변인 케빈 루이스는 성명을 내고 선거 과정에서 많은 유권자가 목소리를 낼 수 없다고 느끼게 하는 불공정한 게리맨더링(특정 후보나 정당에 유리하게 자의적으로 선거구를 획정하는 것) 문제를 제기한 민주당 위원회를 후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오바마 전 대통령은 더 공정하고 포괄적인 선거구 지지를 통한 공정성 회복을 최우선과제로 본다"고 강조했다.
행사에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친구이자 오바마 행정부서 법무장관을 역임한 에릭 홀더 NDRC 의장과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도 참석한다.
홀더 의장은 "현재의 선거구 획정을 취소하고, 민주주의를 더 공정하게 대변할 수 있도록 하는데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지를 보내줘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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