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한창근 교수팀, 친정과의 거리와 첫째아 출산 기간 분석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신혼집이 친정과 가까운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자녀를 빨리 출산할 가능성이 크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전문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실린 '친정과의 거리와 자녀출산:2000년 이후 혼인가구를 대상으로' 보고서(성균관대 한창근·배호중·양은모)는 2000년대 들어 혼인한 가구를 대상으로 친정까지의 거리와 첫째아 출산 속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노동패널(KLIPS) 자료를 기반으로 신혼여성 894명의 자료를 추출했는데 이 가운데 755가구는 출산을 경험했다.
이들의 혼인 후 출산까지의 기간은 평균 19.85개월(약 1.66년)이었고, 부부의 66.8%는 친정부모와 동일한 광역자치단체에 신혼집을 마련했으며, 친정과의 거리는 평균 38.7km였다.
친정과의 거리를 조금 더 세분화하면 '근접 거주'(10km 미만)가 조사 대상의 55.6%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동일 기초자치단체권역 거주'(10㎞∼20㎞)는 12.1%, '인근 기초자치단체권역 거주'(20㎞∼50㎞)는 10.7%, '동일 광역자치단체권역 거주'(50㎞∼100㎞)는 8.7%, '타 광역자치단체권역 거주'(100㎞ 이상)는 12.9%였다.
분석 결과,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친정과 동일한 광역자치단체로 분가한 가구는 타광역자치단체로 분가한 가구보다 1.19배가량 빨리 자녀를 출산했다.
'근접 거주'를 기준점으로 두면, '동일 기초자치단체권역 거주' 가구는 21.4% 늦게 첫째를 출산하고, '인근 기초자치단체권역 거주' 가구는 21.9% 늦게 출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친정과의 거리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거리와 출산 속도에는 별다른 연관성이 없었다.
친정부모가 수월하게 자녀를 돌봐줄 수 있는 거리인지가 출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보고서는 "공식적인 보육정책의 중요성은 반론의 여지가 없지만, 공식적 서비스의 무조건적인 확대만이 다양한 욕구를 지닌 부모들의 고충을 해결할 절대적 대안은 아니다"며 "비공식적인 돌봄 자원의 활용에 대해서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부모에 의한 돌봄을 선택한 경우 이와 관련된 보상체계와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세대통합형 주택 보급, 노부모 세대 근처 이사 시 취득세 감면 또는 임대료 지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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