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억1천만 달러 순매수…2분기엔 대만 제쳐
상반기 주가 상승률 주요 신흥국 중 최고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올해 상반기 외국인은 주요 신흥국 가운데 대만 다음으로 한국 주식을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가 고공행진을 벌인 2분기에는 한국 순매수 규모가 대만도 제쳤다.
상반기 한국의 주가 상승률은 주요 신흥국 증시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는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뚜렷했지만 다른 신흥국 증시보다 국내 증시가 저평가돼 있어 그만큼 매력적이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1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상반기 한국 주식을 90억1천72만 달러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은 주식을 사들인 곳은 대만으로 94억1천204만 달러에 달했다.
인도(85억632만 달러), 브라질(14억1천186만 달러), 인도네시아(13억393만 달러), 필리핀(4억808만 달러), 베트남(4억613만 달러), 태국(3억9천336만 달러), 스리랑카(1억4천56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파키스탄은 유일하게 3억3천650만 달러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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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상반기(만 달러) │2분기(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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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901,072 │ 42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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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941,204 │ 344,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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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850,632 │ 180,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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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 │141,186 │3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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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네시아 │130,393 │67,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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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 40,808 │75,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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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 40,613 │2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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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 39,336 │2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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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14,560 │1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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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33,650 │ -17,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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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상반기 순매수 규모가 대만보다 다소 작았지만 지난해 동기 대비 증가율을 보면 한국이 169.0%로 대만(50.7%)을 압도했다.
지난해 상반기 외국인의 한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33억4천917만 달러로 대만(62억4천461만 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올해 2분기에는 외국인이 사들인 한국 주식 규모가 42억4천520만 달러로 대만(34억4천247만 달러)을 크게 앞질렀다.
외국인의 '사자' 행진에 코스피는 6년 만에 2,200선을 돌파했고 계속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상반기 코스피 상승 폭은 주요 신흥국 중에서 가장 컸다. 지난달 말 코스피는 2,391.79로 지난해 말보다 18.0% 올랐다.
같은 기간에 베트남 16.8%, 인도 16.1%, 필리핀 14.7%, 대만 12.3%, 인도네시아 10.1%, 스리랑카 8.3%, 브라질 4.4%, 태국은 2.1% 각각 올랐다. 파키스탄은 2.6%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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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 지수 │증감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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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코스피) │2,391.79│ 1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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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 776.47 │ 1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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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 30,921.61│ 1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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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7,843.16│ 1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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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 10,395.07│ 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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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네시아 │5,829.71│ 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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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6,747.07│ 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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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 │ 62,899.97│ 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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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1,574.74│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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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46,565.29│ -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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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이처럼 한국 주식을 쓸어담은 것은 그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것에 비해 주식은 다른 국가들보다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에 편입된 46개국 중 한국의 올해 주당순이익(EPS)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가치평가는 3번째로 낮은 상태"라며 "주가가 올라도 고평가 부담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상반기에 이어 당분간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Buy Korea)'는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북한 리스크가 부각되며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국내 증시가 3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은 우세하다.
또 미국이 올해 한 차례 더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되지만 급격한 자금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
민 연구원은 "지금 국내 증시로 들어오는 자금 대부분이 미국계 자금인데 미국 경제가 갑자기 나빠지지 않는다면 당장 자금이 빠져나갈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4분기에 미국 경기가 고점을 보일 수 있어 다음달 중순 이후에는 자금 유출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씩 나오기 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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