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文대통령 선거전략 성공은 安·당 무능 때문"

입력 2017-07-10 18:21   수정 2017-07-11 06:12

국민의당 "文대통령 선거전략 성공은 安·당 무능 때문"

대선평가토론회…" 민주당 공격·지지층 설정도 제대로 못해"

"안철수 정치 '기득권과의 전쟁' 개념 흐릿…역량 부족 결정타"

"안철수 고독한 영웅주의·엘리트주의 떨쳐야 정치적 미래 있어"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지난 대선을 평가 중인 국민의당 대선평가위원회가 10일 연 토론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선거 전략의 성공은 유력 경쟁 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와 국민의당의 혼미·무능에 힘입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9대 대선을 평가하고 패배의 원인을 분석 중인 국민의당 대선평가위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토론회에서는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와 당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냉정한 평가가 쏟아졌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은 '안철수와 국민의당의 활로'를 주제로 발표하고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은 문재인 당시 후보와 민주당의 반동성과 허접함을 제대로 공격하지 못했고 타깃 지지층도 제대로 설정하지 못했으며, 소구 방식도 효과적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결론을 먼저 말하면 국민의당과 안 후보 패배의 핵심 이유는 미션(정치를 하는 이유)을 잊고 포지션(대통령자리)만 밝혔기 때문"이라며 "물론 이는 한국 정치의 고질병이자 박근혜 정권의 처참한 몰락의 이유이고, 조만간 닥칠 문재인 정권의 위기의 뿌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 전 대표의 메시지와 정책에 그가 옛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당시 새정치의 핵심 가치로 밝힌 '격차 해소'가 실종된 점도 문제로 지적, "격차해소를 위한 기득권과의 일전 불사 의지는 대선 과정에서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며 "시대의 절절한 요구에 대한 응답이 흐릿하거나 모호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1번(간판) 공약과 TV토론에서 발산한 핵심 메시지와 표현을 종합하면 안 전 대표는 국민들의 절절한 요구와 불만을 직시한 것이 아니라 진보와 보수로 갈라진 정치 지형에서 보수 진영 표심을 어떻게 견인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했다"고 말했다.

특히 TV토론에서 '갑철수', 'MB아바타' 등을 언급한 것과 관련 "담대한 국가개조의 비전과 전략을 가진 정치인에게 이런 정도의 비난은 털끝만큼의 상처도 주지 않는다"면서 "그런데 안철수식 정치에는 '기득권과의 전쟁' 개념이 흐릿해 이런 비난이 매우 아팠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유미 증언 조작 사건의 뿌리도 후보와 당의 노선이 흐릿하니 노선싸움을 제대로 벌이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문 대통령의 부도덕을 증명한 '화끈한 한방'을 찾게 됐고 이씨의 증언조작을 사전에 거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안 전 대표에 대해 "안철수식 인물주의는 고독하지만 탁월한 결단으로 성과를 내는 영웅주의나 엘리트주의가 본체"라며 "이를 떨쳐내야 정치적 미래가 있지 않을까 한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안 전 대표는 한국적 보수주의와 한국적 진보주의 사이에서 좌고우면해 인상을 거의 남기지 못했다"며 "지지층과의 소통·공감 능력, 정당·선거조직 운영능력에서 치명적 문제를 노정했다"고 덧붙였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이어진 발제에서 "안 전 후보의 정책과 입장변화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부족하고 설명도 약했다"면서 "사드에 대한 입장 변화와 촛불시위 불참 등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TV토론에 대해서는 "딱딱한 인상과 원론적 답변의 반복은 후보자의 역량과 준비 부족"이라면서 "청춘 콘서트로 다져진 토론 기술을 발휘하지 못했고 'MB 아바타' 질문은 의도와 달리 역풍이 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체계적이고 세밀하게 준비하지 못한 대선후보의 역량부재가 치명적"이라면서 안 전 대표의 역량 부족을 꼬집고 "제3당의 구조적 요인과 '중도화 포지셔닝'의 한계도 컸다"고 역설했다.

박 교수는 "후보자의 역량·준비 부족은 (패배의) 결정타로 근본적 변화를 모색하지 않으면 곤란하다"면서 "특히 정치적 리더십을 강화하는 방안을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대선평가위는 이달 말까지 평가 조사 활동을 마무리 하고 내달 중순 1차 보고서를 작성할 방침이다. 보고서에는 지난 대선의 환경·흐름, 후보의 활동, 당 기능·활동·과제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긴다.

se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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