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저지 통근객 수십만명 2개월 '교통대란'…워싱턴∼보스턴 암트랙도 영향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미국에서 가장 복잡한 기차역인 뉴욕 맨해튼의 펜스테이션이 10일(현지시간) 2개월 일정으로 개보수 공사에 들어갔다.
대대적인 선로 교체로 이날부터 일부 노선 열차의 맨해튼 진입이 차단되면서, 평소 기차역을 거쳐 가던 하루 수십만 명이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동북부에 '여름지옥'이 시작됐다는 언론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암트랙이 소유한 펜스테이션은 1910년에 만들어진 21개의 선로로 매일 940여 편의 기차가 다닌다.
이곳을 통해 열차와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은 하루 60만 명으로 집계된다.
최근 열차탈선 등 시설 노후화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자 암트랙은 주말과 야간을 이용하려던 보수 계획을 바꿔, 승객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8월 말까지 2개월 동안 '속도전'을 펴기로 했다.
좁은 터널을 통해 선로를 드러내고 새로 까는 것으로, 올여름 공사 총면적이 축구장 6배의 크기에 달한다고 암트랙은 설명했다.
이 때문에 3개 열차 노선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뉴욕을 경유하는 워싱턴DC∼보스턴 구간의 암트랙, 인근 뉴저지 주(州)와 뉴욕 맨해튼을 오가는 통근열차, 그리고 뉴욕시 남동부 롱아일랜드와 중심부인 맨해튼을 오가는 통근열차다.
암트랙의 경우, 워싱턴DC나 필라델피아 인근에서 출발하는 노선 가운데 하루 3∼4편 정도가 뉴욕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뉴저지 주 뉴어크에서 멈춘다. 정상적으로 뉴욕까지 오는 열차가 다소 줄어드는 정도다.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뉴욕과 뉴저지 일대의 '통근대란'이다.
뉴저지에서 들어오는 통근열차의 일부가 펜스테이션으로 오지 못한 채 뉴욕 진입 직전의 마지막 기차역인 뉴저지 호보켄 역까지만 간다.
승객들은 열차에서 내려 지하철, 버스, 허드슨 강을 건너가는 페리, 뉴욕ㆍ뉴저지 교통 당국이 임시로 마련한 셔틀열차를 타고 맨해튼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날 첫 셔틀열차를 타본 한 승객은 "사람이 너무 많아 생선 통조림이 된 기분이었다"면서 평일 출근길보다 45분 더 걸렸다고 불평했다.
롱아일랜드에서 통근자들을 실어나르는 '롱아일랜드 레일로드(L.I.R.R)' 노선도 마찬가지다.
하루에 30편의 열차 정도가 뉴욕 맨해튼으로 진입하지 못한 채 롱아일랜드 내 퀸스나 브루클린까지만 운행하기 때문에 승객들은 지하철 등 대체 교통편으로 갈아타야 한다.
공사 첫날은 일부 지연 운행을 제외하고는 문제가 없었다고 당국은 밝혔다. 그러나 미국에서 가장 혼잡한 지역의 '대역사'여서 누구도 불편의 정도를 예단하지 않은 채 관망하고 있다.
quinte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