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은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고위공직자 인준을 놓고 민주당의 발목잡기가 전례 없이 심각해 행정 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내고 상원의 8월 휴회를 한 달여 앞둔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상원에 인준을 요청한 공직 후보자는 총 216명이며, 이 중 불과 23%만 인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원 인준율은 8년 전 버락 오바마 정부와 비교하면 3분의 1에 그치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처음으로 취임한 2009년 8월 휴회 전까지 454명의 공직 후보자를 지명했으며, 인준율은 69%에 달했다.
부처별로 트럼프 정부의 인준 현황을 보면, 국방부에서는 22명의 지명자 중 부장관·제1부차관·차관보 등 최고위급 인사 16명이 아직 인준을 통과하지 못했다.
법무부의 경우 지명자 19명 중 3명만이 상원 인준을 받아 임명됐다. 아직 법무부 차관과 차관보 등이 공석이다.
백악관은 "민주당이 전례 없는 인준 방해 및 지연 전략으로 트럼프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이 때문에 국가 안보를 포함한 정부의 핵심 직책들이 아직도 비어 있다"고 비난했다.
실제로 상원의 인준 표결 방식을 비교하면, 2009년 오바마 정부의 구두표결 비율은 90%에 달했지만, 트럼프 정부에서는 그 비율이 10%에 불과했다.
구두표결은 말로 찬반을 묻고 목소리나 박수가 큰 쪽을 따라 가부를 결정하는 간소한 표결 방식으로, 미 의회에서는 여야 모두 반대하지 않아 이견이 거의 없는 안건에 대해 구두표결을 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동안 고위 공직 공백 사태가 민주당의 인준 지연 탓이라는 불만을 수차례 표출해왔다.
그러나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대럴 웨스트 거버넌스 담당 국장은 워싱턴포스트(WP)에 "가장 큰 걸림돌은 백악관이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WP에 따르면 상원 인준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고위 공직은 총 564개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68%인 384개 자리의 후보자를 아직 지명하지 않고 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웃사이더' 출신이어서 상대적으로 인물난을 겪는 가운데 지난 5월 초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전격으로 해임하고, 이와 함께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구인난이 더 심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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