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 식고 젊은층 줄었지만…중고령자들 '운동용'으로 활용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출시 1년을 맞은 증강현실(AR)게임 '포켓몬고'가 일본에서는 초기의 열기가 식은 지 오래지만 중고령층 이용자 비중이 절반에 달할 정도로 늘어나 주목된다.
11일 마이니치신문은 초기의 열기를 주도했던 젊은이들을 대신해 운동부족을 해소하려는 중고령층이 '외출 친구'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조용한 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한 조사회사 추계에 따르면 월 1회 이상 즐기는 일본 내 사용자는 출시 직후인 작년 7월 1천100만명에 달했지만 작년 가을부터 이용자가 반감한 뒤로는 약간씩 줄거나 늘어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열기가 식은 것은 포켓몬고가 보행자 충돌이나 교통사고 같은 부작용을 낳으며 논란이 되어서다.
도쿄 우에노공원에도 포켓몬고를 즐기는 젊은이는 확실히 줄었다. 우에노공원을 찾은 남성 회사원(20)은 "걸어가면서 즐기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아 두 달 만에 그만두었다"고 말했다.
그 대신에 중고령자는 늘고 있다. 세대별 이용자 비중은 20~30대가 지난 1년 새 62%에서 52%로 줄어든 반면에 40대 이상은 38%에서 48%로 상승했다. 게임을 즐기며 걷는 것이 비만이나 고지혈증 예방으로 연결된다는생각이 중고령층 이용자 증가의 배경이다.
노인들이 클럽 활동 일환으로 포켓몬고를 채택한 사례도 생겼다.
오사카 덴포잔공원은 포켓몬고의 희귀 캐릭터가 많이 출현하는 이른바 '성지'로, 애초에는 젊은이들이 몰려들었지만 지금은 건강증진을 도모하는 중고령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 2일 덴포잔공원에서 포켓몬고를 즐기던 효고시의 한 건설업자(48)는 "휴일에는 할 일도 없고, 집에서 빈둥거리는 것보다는 좋아하는 포켓몬고를 즐긴다"고 마이니치에 밝혔다.
지방에서 포켓몬고를 관광 진흥에 활용하려는 시도는 여전하다.
교토부 미야즈시 포켓몬고 성지를 방문한 40대 남성은 "포켓몬고 게임환경이 정비된 3월 이후 찾는다"고 밝혔다.
미야기, 후쿠시마, 사이타마 등 각 광역단체 산하 기초자치단체에서도 포켓몬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정비에 나서 외부 관광객을 유치한 성공사례도 있지만, 아직은 적은 상태다.
마이니치는 "포켓몬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정비하는 자치단체들이 있지만 성공한 사례는 적다. 관광객 증가로 연결될지는 아직은 미지수인 상태"라고 소개했다.
포켓몬고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면서 지난해 만들어졌던 합성어 '포케모노믹스(포켓몬+이코노믹스)' 효과가 출시 1년이 경과한 시점에는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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