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 돌입 72일 만…협의회서 시흥캠퍼스 추진 문제 협의
학교 측 "농성주도 학생 고발 취하…징계는 예정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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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을 반대하며 본관(행정관) 점거농성을 벌여 온 서울대 학생들이 11일 농성을 풀기로 했다. 지난 5월 1일 점거 농성에 들어간 지 72일 만이다.
서울대 총학생회와 대학본부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교내에서 면담을 하고 '서울대 시흥캠퍼스 관련 문제 해결과 신뢰회복을 위한 협의회'(이하 협의회)를 발족하기로 합의했다.
학생들은 협의회를 통해 시흥캠퍼스 문제를 풀어가기로 함에 따라 본관 점거농성을 해제하기로 했다.
임수빈 부총학생회장은 학교 측과 면담을 마친 뒤 "점거농성 해제에 합의했다"며 "다만 내부적으로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 금명간 농성을 풀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합의문에 따르면 협의회는 시흥캠퍼스 사업과 관련해 사업 추진 경과와 주요 내용을 검토하고 논의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총학생회는 "협의회에서 시흥캠퍼스와 관련된 대학의 상업화, 영리시설 유치 계획, 과도한 수익사업 의존 등에 관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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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의회는 대학본부 2인, 학생 대표 4인, 교수단체 대표 3∼4인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활동 기한은 1개월로 정했고 첫 회의는 다음 주 초 열릴 예정이다.
협의회가 진행되는 동안 대학본부는 시흥캠퍼스 공사(건물공사)를 시작하지 않기로 했다. 기숙형 대학 및 기존의 교육단위 이전도 추진하지 않기로 양쪽은 합의했다.
합의문에는 신뢰 회복을 위한 방안도 제시됐다. 성낙인 총장은 협의회 발족과 함께 시흥캠퍼스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학내 갈등에 대한 사과를 포함해 상호 신뢰회복 방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성 총장은 본관 점거농성을 주도한 학생 4명에 대한 형사고발을 취하할 뜻도 밝혔다. 성 총장은 이날 면담에서 "앞으로 상호 대화가 잘 이뤄지면 형사고발을 철회하겠다"고 말했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총학생회 측은 본부 점거 재발 방지를 구두로 약속하고, 농성 과정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에 대해 교직원들에게 사과했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징계 절차는 이와 별도로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징계대상자 12명에게는 징계위원회 출석이 통보된 상태다.
시흥캠퍼스 조성에 반대하는 학생들은 지난 5월 1일 본관 앞에서 총궐기대회를 마친 뒤 본관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앞서 학생들은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체결에 반발해 철회를 요구하며 작년 10월부터 150여 일간 점거농성을 한 바 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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