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통행량 많은 도로 집중 단속…"도로 여건 감안 단속 이뤄져야"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통행량이 많은 도로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캠코더 단속'이 도로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데다 단속 사실을 알기조차 어려워 '단속을 위한 단속'이라는 운전자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광주지방경찰청은 주간과 야간 통행량이 많은 지점에 캠코더를 설치하고 신호 위반, 끼어들기, 중앙선 침범 등 법규 위반을 단속하고 있다.
주간에는 경찰서별로 임의로 단속 지점과 시간을 정하고, 야간에는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정해진 28개 지점에서 단속을 하고 있다.
이들 단속 지점에는 경찰관이 서 있기는 하지만 표지판이 없어 단속이 이뤄지는지 제대로 알 수 없다.
운전자들은 단속 사실을 알지 못하고 해당 지점에서 적발된 뒤 알게 되는 게 대부분이다.
일부 단속 지점은 도로 여건상 단속이 불합리한 곳이 많다.
출·퇴근 시간 관공서, 사무실 등의 차량이 몰리는 광주시청 앞 도로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비보호 좌회전(직진 시 좌회전 가능) 방식으로 차량 통행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지·정체가 극심하다 보니 정상적으로 신호를 받아서는 좌회전이 어렵다.
직진과 좌회전 신호를 받아 좌회전하려고 하면 맞은편에서 직진하는 차량 때문에 좌회전할 수 없고, 지·정체가 계속돼 정지 신호에 결국 좌회전을 하다가 단속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
통행량이 많은 상무중앙로, 상무대로, 무진대로 등에서도 직진이나 좌회전 신호를 받더라도 좌회전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곳에서 주로 단속이 이뤄지다 보니 적발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각심 차원에서 단속하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교통정체가 극심한 가운데 단속을 하는 것은 오히려 불편만 커진다는 불만이 나온다.
안내조차 없이 단속하는 것은 실적을 올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모(39)씨는 "통행량이 많은 시간, 장소에서만 주로 단속을 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차량 흐름, 신호 체계 개선 등 예방을 먼저 염두에 두고 단속을 해야한다"고 꼬집었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 흐름을 원활하게 하려 오히려 통행량이 많은 곳에서 단속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운전자가 항상 주의하며 운전하라는 것일 뿐 단속을 위한 단속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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