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멸종위기종인 긴꼬리딱새의 둥지가 달린 나뭇가지를 꺾어 만든 숲속 촬영장이 발견돼 환경단체가 조사에 나섰다.
11일 부산의 환경단체인 '습지와 새들의 친구'에 따르면 지난 9일 부산 금정구 금정산의 한 계곡 근처 숲속에서 문제의 현장이 발견됐다.
누군가 긴꼬리딱새의 둥지가 달린 떡갈나무의 가지를 꺾어 대나무 숲으로 옮겨놓은 것으로 떡갈나무 가지는 물이 든 플라스틱 생수통에 담겨있었다.
주변에는 대나무 가지를 묶어 만든 이동로도 있었다.
습지와 새들의 친구 김경철 습지보전국장은 "긴꼬리딱새가 새끼를 키우는 '육추' 과정을 관찰하려고 조성된 인공 촬영장"이라며 "둥지가 훼손되면 어미새는 육추를 포기하거나 새끼가 자라 둥지를 떠나는 '이소'를 서둘러 새끼가 제대로 생존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여름 철새인 긴꼬리딱새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이다.
눈 주위가 파란색으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수컷의 긴꼬리가 특징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 목록에 위기 근접 종으로 분류된 귀한 새다.
동아시아와 서부 태평양을 건너 제주도 등 우리나라 남부지방에 주로 서식하며 숲 속 깊은 곳에 둥지를 틀어 좀처럼 보기 어렵다.
습지와 새들의 친구는 조사결과를 토대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번과 같은 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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