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등장에 석유시대 끝?…"화석연료 대체에 80년이상 걸려"

입력 2017-07-11 16:34  

전기차 등장에 석유시대 끝?…"화석연료 대체에 80년이상 걸려"

아람코·로열더치셸 CEO, 석유수요 조기 붕괴 시나리오에 '반격'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석유업계가 전기차의 등장으로 장차 석유 수요가 붕괴될지 모른다는 비관적 시나리오에 반격을 가하고 나섰다.

11일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로열 더치 셸은 전기차를 포함한 재생에너지로 옮겨가는 흐름이 뚜렷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석유와 천연가스가 향후 수십년 동안 필수적 에너지원으로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와 로열 더치 셸의 벤 판 뵈르던 CEO는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열린 국제 에너지 콘퍼런스를 통해 이런 입장을 개진했다. 그러면서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성급한 투자 축소는 글로벌 에너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세르 CEO는 "대안적 에너지가 신속히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잘못된 가정을 근거로 세계가 석유와 천연가스처럼 입증되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부터 일찍 벗어날 수 있다는 믿음이 강해지는 것 같다"고 운을 띄우면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기대가 이처럼 높아지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일례로 전 세계에서 운행되는 12억대의 차량 가운데 전기차가 갖는 비중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었다. 나세르 CEO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자료를 인용해 전 세계가 파리 기후협약에서 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고 해도 전기차의 비중은 오는 2030년에도 10%를 밑돌 것이라는 점도 아울러 상기시켰다.

그는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데는 최소한 8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말하고 석유와 천연가스가 시장 점유율을 잃는다 해도 절대적인 수요 자체는 장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판 뵈르던 CEO도 로열 더치 셸이 저탄소 기술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전환이 혁명적인 속도로 이뤄지기 보다는 수세대에 걸쳐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어느 하나의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에너지로 전환하는 흐름이 나란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고 "그 과정을 끝마치는 데는 수십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판 뵈르던 CEO는 천연가스는 발전용 에너지로서 석탄보다 청정한 만큼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서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여행과 해운, 중공업과 화학산업 등에서는 현재의 기술로는 전기화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나세르 CEO는 석유 수요가 감퇴한다는 잘못된 예상이 석유 탐사와 생산에 대한 투자 부진을 초래할 수 있다는 리스크를 가리고 있으며 이 때문에 공급 측면에서 "갈수록 우려스러운 전망"이 조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발언은 재생에너지로 향하는 흐름이 최근 빨라지고 있는 데 따른 위기감의 발로로 보인다.

지난주 볼보 자동차가 2019년부터 생산할 새로운 모델은 순수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가 될 것이라고 밝힌 것이나 프랑스가 2040년 이후 가솔린과 디젤 승용차의 판매를 전면 금지한다는 계획을 공개한 것이 그 실례다.

로열 더치 셸과 같은 석유 메이저들은 투자자들로부터 재생에너지가 사업에 미칠 리스크를 추궁받고 있고, 아람코는 내년에 대규모의 기업공개를 앞두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납득시켜야 하는 사정에 처해 있다.

jsm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