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현대차 근무형태 변경·자가용 증가 등 영향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울산 7개 시내버스 노사가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에서 전면파업을 하루 앞두고 힘겹게 타결점을 찾아 파국은 피했다. 37년 만에 7개 회사 노조가 첫 동시 파업에 들어갈 위기를 넘겼다.
시내버스 회사들은 최근 경영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이용객 감소다.
울산시 교통건설국은 시내버스 현안에 대해 "경기침체, 승객 감소, 압축천연가스(CNG) 가격 인상 등으로 재정악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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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은 그동안 얼마나 감소했을까.
시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지역 시내버스 업체는 모두 8개(양산과 울산 오가는 양산업체 1곳 포함), 버스는 738대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27만3천724명이다.
승객은 2013년 11만6천987명에서 2014년 11만6천776명(0.2%), 2015년 11만2천906명(3.3%), 2016년 10만7천420명(4.9%)로 줄었다.
올해 5월 현재까지는 4만2천92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천801명(4.0%)이 감소하는 등 4년째 감소 추세다.
울산시내버스조합은 승객 감소 원인으로 유가 하락에 따른 자가용 이용 증가를 첫 번째 꼽았다.
시 차량등록사업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자동차 등록 대수는 53만8천720대로 2015년 말 52만5천92대보다 2.6%(1만3천628대) 증가했다.
세대별 자동차 보유는 1.18대로 제주 1.75대, 인천 1.22대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많다.
또 수입 자동차 등록 대수는 2만2천90대로 6년 전인 2010년 말 5천57대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울산시는 경기 불황에도 이처럼 자동차 등록 대수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일부 자동차 제작사의 신모델 출시와 할인, 수입차에 대한 선호도 증가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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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유로는 2013년 3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면서 시내버스를 이용하던 근로자 상당수가 통근버스로 갈아탄 것을 지적했다.
현대차는 주간조가 오전 8시 출근하고 오후 6시 퇴근한 뒤 야간조가 오후 6시 회사로 나오고, 다음 날 오전 8시 퇴근하는 주·야간조 근무제도를 46년 만에 주간 2교대제를 바꿨다.
주간 2교대제는 1조가 오전 6시 50분 출근해 오후 3시 30분 퇴근하고, 2조가 오후 3시 30분 나와서 다음 날 오전 0시 30분 퇴근하는 제도다.
시내버스 회사들은 현대차와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주·야간 근무 때는 출퇴근 때 시내버스를 많이 이용했지만, 주간 2교대 이후 출퇴근 시간대가 달라지면서 버스 이용이 크게 줄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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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학생들이 학원 버스로 등하교하거나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로 인근에 학교가 잇따라 설립되면서 학생 이용객마저 5%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산됐다.
3년 전부터 시작된 조선업계의 위기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최대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대규모 인원을 감축하고 사업 분사 등과 같은 구조조정을 하면서 버스 이용객마저 사라졌다는 게 버스 회사의 시각이다.
이밖에 혁신도시나 강동 산하지구가 조성되면서 시내버스 노선이 생기고 버스를 투입했지만, 승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원인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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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내버스조합 측은 12일 "이런 사회적 변화는 운송수입금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경영 악화를 초래했다"며 "사회적 변화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이나 손실에 대해서는 울산시와 버스 업체가 공동으로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합 측은 "시내버스 업계의 적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반복되는 구조로는 대중교통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없다"며 "다른 광역시에서 시행 중인 준공영제를 울산시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시는 버스개혁추진단을 만들어 2020년까지 버스의 경영체계를 전면 개혁한다는 계획이다.
개혁 방안에는 준공영제와 공영제 등 버스의 모든 운영체계가 검토될 전망이다.
현재 울산시는 버스업체 연간 적자의 60∼80%까지 지원하는 재정지원형 민영제를 운영 중이다.
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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