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국내 증시가 코스피 2,400시대를 넘볼 만큼 강세장을 펼치는 가운데 중국 소비 관련주는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 결정 이후 1년이나 지났지만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중국 소비 관련주 10개사의 시가총액은 지난 11일(종가 기준) 현재 45조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드 배치 결정을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해 7월7일(61조8천240억원)과 비교하면 약 1년새 16조7천840억원(27.2%)이 줄어든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충격이 덜어지기는커녕 오히려 한층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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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사드 배치 결정 한 달 후인 8월8일의 52조5천840억원이나 두 달 후인 9월 6일(54조9천10억원), 넉 달 후인 11월4일(48조2천370억원)보다 지금이 이들 10개사의 시총이 더 작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중국은 그동안 금한령(禁韓令·한류 금지령) 등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성 조치를 잇달아 취했다.
이에 따라 한국을 찾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급격하게 줄었고 화장품 같은 대중 수출 효자 품목의 판매 실적도 크게 악화됐다.
주요 중국 소비 관련 종목의 주가 추이를 보면 화장품주인 아모레퍼시픽이 작년 7월7일 44만1천원에서 이달 11일 28만3천원으로 35.8% 떨어졌다.
또 엔터테인먼트주인 에스엠(-34.8%)과 YG엔터테인먼트(-23.5%), 화장품주인 코스맥스(-39.9%)와 LG생활건강(-22.4%), 카지노 업체인 GKL(-21.6%)과 파라다이스(-22.4%)도 많이 떨어졌다. CJ CGV(-26.3%), 호텔신라(-21.5%) 등의 중국 소비 관련주도 하락 대열에 끼어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974.08에서 2,396.00으로 21.4%나 오른 점에 비춰보면 이들 종목의 시총은 거의 반 토막이 난 셈이다.
사드 배치 이슈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복성 조치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소비 관련주의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각) 베를린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만나 사드보복 조치의 시정을 요구했지만 시 주석은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만 우회적으로 표명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입장 차이만 확인돼 보복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중 양국 간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일부 품목은 애써 확보했던 중국 시장을 아예 경쟁국에 빼앗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영화 SK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대중국 화장품 수출이 준 게 프랑스 화장품에 점유율 회복의 빌미를 제공했고 일본 화장품 수출도 크게 늘었다"며 "지난 5월 중국 내 일본산 화장품 수입은 작년 동기보다 91.8% 늘었고 프랑스산은 40.1% 증가했다"고 말했다.
<표> 중국 소비 관련 기업 주요 10개사 시가총액 추이(단위:1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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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2016년 7월7 │2016년 8월│2016년 9월│2016년 11 │2017년 7월│
││일 │8일 │6일 │월4일 │1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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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25,780 │22,184│23,266│20,898│16,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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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2,665 │ 2,248│ 2,343│ 2,079│ 1,921│
│우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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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18,445 │14,868│15,383│13,525│14,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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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우│ 1,444 │ 1,112│ 1,140│ 1,032│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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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맥스│ 1,543 │ 1,300│ 1,367│ 1,07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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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L │ 1,704 │ 1,626│ 1,577│ 1,39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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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 1,505 │ 1,423│ 1,514│ 1,232│ 1,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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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엠 │ 835 │ 640│ 620│ 602│ 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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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지엔터테│ 599 │ 540│ 544│ 451│ 554│
│인먼트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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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M │ 2,703 │ 2,482│ 2,649│ 2,459│ 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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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 │ 1,946 │ 1,813│ 1,800│ 1,40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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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2,625 │ 2,319│ 2,668│ 2,064│ 2,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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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우 │30 │29│30│2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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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61,824 │52,584│54,901│48,237│4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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