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기 "경찰개혁 전제로 수사권 조정…공수처 설치 노력"

입력 2017-07-11 20:01   수정 2017-07-11 20:05

박상기 "경찰개혁 전제로 수사권 조정…공수처 설치 노력"

영장 청구권 부여는 신중…법무장관의 검찰총장 지휘권 "제한적으로 필요"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고동욱 기자 = 박상기(65)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경찰 개혁의 성과를 전제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나서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박 후보자는 11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경찰개혁의 구체적 성과를 전제로 수사권 조정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수사권 조정의 전제가 될 경찰 개혁의 성과로는 ▲ 일반적 수사권을 부여한 자치경찰제 시행 ▲ 행정·사법경찰의 분리 ▲ 인권 친화적 경찰 확립 등을 꼽았다.

다만 박 후보자는 검·경 수사권을 조정하더라도 경찰에 영장 청구권을 부여하도록 헌법을 개정하는 데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헌법상 신체 및 주거의 자유 등 국민의 핵심적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이중의 통제장치로서 검사의 영장 청구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며 "수사권을 가진 다른 수사기관의 영장 청구가 가능해지면 국민에 대한 체포·구속과 압수·수색이 남발돼 인권 보장에 역행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공수처 설치를 포함한 검찰 개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공수처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성역 없는 수사와 부정부패 없는 대한민국의 건설을 위한 대선 공약으로 국민의 기대와 개혁 여망이 어느 때보다 높다"며 "향후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검찰 개혁에 대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검찰'을 슬로건으로 내걸며 검찰의 조직문화를 개방적으로 바꾸고,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며, 권한이 남용되지 않도록 분산·통제할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공수처 설치와 검찰에 대한 각종 내·외부 통제방안 등 다양한 검찰 개혁 방안이 상호 보완적으로 기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대 부패범죄에 대해 검사의 재량을 통제하기 위해 객관적 혐의가 입증되면 재판에 넘기는 독일식 '기소법정주의' 도입 논의에 대해선 "필요성은 공감하나 중대 부패범죄의 범위를 확정하기 어렵고 다른 범죄와 형평성 논란이 우려된다"며 "재정신청 대상 확대, 검찰시민위원회 법제화 등 검찰 기능 조정·통제 방안과 상호보완적으로 기능하도록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안부 축소를 주장한 것과 관련해서는 "국내외 안보상황과 전 세계적 테러 위협 등에 대비하기 위한 공안 조직의 중요성과 과거 인권침해 논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대검 중수부 부활'이라는 평가가 있는 부패범죄특별수사단에 대해 설치 배경, 운영 성과, 필요성 등을 점검해 유지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의견도 밝혔다.

또 법무부를 전문화하고 검찰에 대한 감독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법무부의 탈 검찰화'에 공감하고 있다며 종합적 인력·조직 진단을 통해 직위별 검사 보임의 필요성을 점검해 인사에 반영하겠다고 제시했다.

검찰 인사와 관련해서는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와 검찰인사위원회 등 제도를 정비하고, 검사 징계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등 인사의 중립성과 독립성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반면 검찰총장을 대통령이 아닌 국회가 임명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권력 분립의 정신에 위배될 소지가 있고, 현재도 엄격한 절차에 의해 진행되고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위해 검사에 대한 인사권과 인사제청권도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에게 부여하는 현 제도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지휘권이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검찰수사에 대한 합리적 견제 수단으로서 지휘권을 보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반박하며 "다만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위해 지휘권 행사는 예외적인 경우에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의 독립성·중립성 확보를 위해 법무부 장관에게 부여된 검찰에 대한 지휘·감독권과 검사의 임명, 보직제청권을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자는 검찰 특유의 '서열문화'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기수나 서열 위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점에 공감한다"며 "다만 검찰 업무의 특성에 비춰 어느 정도 현실적 필요가 있는 점도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사장 직선제' 도입에 대해서는 "미국에서도 93명의 연방 검사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며, 주(州) 검사장 직선제에 대해 정치인 검사 양산, 자의적 검찰권 행사, 과도한 선거비용 지출 등 비판이 있다"며 우회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검찰 특수활동비'에 대해서는 "검찰은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수사를 수행하므로 특수활동비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편성 규모와 지출내역, 증빙자료 검증 등 감독체계를 면밀히 검토해 수사비 증액과 감독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헌재의 결정 취지를 존중한다"며 "당시 학자의 입장에서 정당해산 제도는 엄격하고 제한적으로 운영돼야 하고, 유권자의 선택과 같은 민주적 해결 방식도 있다는 측면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ncwoo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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