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 끌어안기 나선 헝가리 "EU, 통합정책 서둘러야"

입력 2017-07-11 21:17  

발칸 끌어안기 나선 헝가리 "EU, 통합정책 서둘러야"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계속 마찰을 빚는 헝가리가 이번에는 인접 발칸 국가들을 끌어들이며 EU 공격에 나섰다.

11일(현지시간) 독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페테르 시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은 전날 열린 비셰그라드 그룹 외무장관 회의에서 EU가 서부 발칸 지역의 통합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있다며 비난했다.




그는 "전 세계가 발칸 전략을 갖고 있지만 EU만 명백하게 이런 전략이 없다"면서 EU의 통합 노력이 전제되지 않으면 발칸에서 통제할 수 없는 긴장감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1991년 결성된 국가 간 협력체인 비셰그라드 그룹에는 체코,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들이 속해있다.

이날 회의에는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 정부 대표도 참석했다.

헝가리 국경과 접한 발칸반도는 1990년대 구소련 붕괴와 유고 연방 해체 후 민족주의의 팽창으로 내전이 일어나면서 수많은 사람이 사망했고 최근에는 터키를 거쳐 들어오는 난민들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세르비아와 코소보의 분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마케도니아, 보스니아도 인종 갈등으로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

발칸과 접한 비셰그라드 그룹은 EU의 난민 분산 정책을 반대하면서 할당된 난민의 수용을 거부하고 있다.

시야르토 장관은 EU가 발칸반도에 있는 몬테네그로, 세르비아의 EU 가입 협상을 서둘러야 하며 다른 발칸 국가에도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U 내에서는 발칸 국가들이 EU에 가입하려면 개혁과 개방을 통해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며 새로운 회원국 승인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시야르토 장관은 2015년 난민 사태 이후 폐쇄된 발칸 루트가 다시 열리면 헝가리, 오스트리아 등 인접국이 피해를 보게 된다면서 국경 개방에도 반대했다.

이번 비셰그라드 그룹 회의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난민 수용 거부로 EU 제재까지 받게 될 상황에 놓인 헝가리와 체코, 폴란드 등이 발칸반도 국가들을 끌어안고 EU에 목소리를 내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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