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줄 쥐고 있는 시의회 반대파 "강등 책임자 물러나야 통과"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축구 K리그 전통의 명문 구단 성남FC가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며 위기를 맞고 있다.
성남 구단은 지난 시즌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된 뒤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총예산 73억원 가운데 30억원이 삭감됐다.
성남 구단은 지난 시즌의 절반가량인 시 예산 43억원과 마케팅 수익으로 버티고 있는데, 하반기부터 선수들에게 지급할 인건비를 확보하지 못했다.
구단 관계자는 11일 "황의조 이적료와 기타 수익 등으로 여름까지는 버틸 수 있을 것"이라며 "9월에 예정된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희망을 걸고 있다"라고 밝혔다.
성남 시의회 의원들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최만식 시의원은 "일단 K리그 클래식 승격을 위해 지난해 수준의 예산을 확보해주는 것이 옳다고 본다"라며 "반대 입장을 내는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대편의 입장은 확고하다. 자유한국당 안광환 시의원은 "성남FC의 승격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생각엔 공감한다"라며 "다만 어느 조직이든 실패한 결과를 내면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지난 시즌 K리그 챌린지로 떨어진 뒤 누구 한 명도 책임지지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구단)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라며 조건을 걸었다.
이석훈 성남FC 대표는 작년 9월 상위권을 유지하던 팀이 리그 7위까지 추락하자 김학범 전 감독을 '자진사퇴' 형식으로 사실상 경질해 결국 2부 리그인 챌린지로 강등하는데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안 위원은 또한 "현재 성남FC는 지난해 티아고를 이적시키면서 받은 약 28억원(구단 발표 약 34억원)의 이적료 용처를 제대로 밝히지 않는 등 불투명한 구단 운영을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성남이 30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선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표가 필요하다.
지난 4월에 열린 예결위에서도 15억원 규모의 예산 부활 조정안이 가부동수로 부결됐다.
한편 성남 구단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방출한 두 명의 선수와 해지금 관련 소송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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