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동영상, 당국만 촬영 가능 장면 여럿…출국 촉구등 불리한 내용 삭제 의혹
류샤오보 진찰 독일인 의사는 무바라크 담낭 수술 집도의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61)의 병세에 관한 중국 측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류샤오보가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에 중국 측에 불리한 부분이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자 중국의 요청으로 의사를 파견했던 독일 정부의 불신도 깊어지고 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2일 보도했다.
홍콩 주요 언론의 전직 간부들이 설립한 인터넷 미디어 '홍콩01'은 10일 밤 류샤오보를 진찰한 독일과 미국 의사 등이 중국 의사들과의 회의에서 "이건 의료의 문제가 아니라 인도의 문제다. 류샤오보는 출국을 원하고 있다. 우리도 그를 데리고 갈 용의가 있다"고 발언하는 동영상을 보도했다.
독일인 의사 등이 이 회의에서 "독일에서도 이 이상의 치료법은 없다"고 말하는 동영상이 9일께부터 나돌고 있지만 류샤오보의 출국을 촉구하는 부분은 들어있지 않다. 당초 나돈 영상은 중국 당국이 류샤오보의 출국이 어렵다는 걸 국제사회에 어필하기 위해 유출한 것으로 보이지만 당국에 불리한 부분을 삭제했다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선양(瀋陽)시 사법 당국과 류샤오보가 입원 중인 병원 사이트를 통해 거의 매일 그의 병세 등을 발표하고 있다. 당국은 병원에서 가까운 호텔에 '미디어센터'까지 설치하고 랴오닝(遼寧)성 교도행정 담당자가 "5월 검사때까지만 해도 류샤오보가 불편을 호소하지 않았다"고 밝히는 등 대처에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당국 외에는 촬영할 수 없는 교도소와 병원내에서 촬영한 동영상이 여러개 나돌고 있어 당국이 "적절한 대처"를 강조하기 위해 고의로 유출한 것이라는 관측이 강하다. 베이징(北京)주재 독일 대사관은 10일 독일인 의사가 류샤오보를 진찰하는 장면의 동영상이 나돌고 있는데 대해 중국 측이 약속을 어기고 촬영해 유출한 것 같다고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불신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병원 측은 11일에도 류샤오보의 병세에 대해 "복막염과 쇼크 증상, 장기 기능부전 등이 보인다"면서 "응급태세를 유지하면서 감염을 막기 위한 치료를 계속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한편 류샤오보 치료에 나선 독일인 의사는 마르쿠스 뷔힐러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교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뷔힐러 교수는 2010년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담낭수술을 집도했다. 그는 당시 무바라크의 건강상태가 통치가능한 상태라고 이집트 국영TV에서 증언했으나 후일 무바라크가 실각한 후 그가 재판을 받을 수 있는지를 진단해 달라는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누군가로부터 위협 메일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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