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부동산 매입…자영업자 대출 20개월 만에 최대 폭 증가

입력 2017-07-12 12:00   수정 2017-07-12 14:02

빚내서 부동산 매입…자영업자 대출 20개월 만에 최대 폭 증가

6월 은행 자영업자 대출 2.5조↑…은행 수신액은 1천500조 돌파

수시입출식예금 증가폭 사상 최대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대출 규제 강화를 앞두고 지난달 부동산 임대업자를 중심으로 개인사업자(자영업자)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20개월 만에 가장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17년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은행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272조6천억원으로 한 달 사이 2조5천억원 늘었다.

증가 규모가 2015년 10월(2조9천억원)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부동산 임대업을 중심으로 많이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달 초 대출 규제가 강화되기 앞서 막판에 빚을 내 부동산에 투자한 임대업자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가격 등 경기에 민감한 자영업자 대출은 건전성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지난달 2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 금통위원은 "자영업자 대출은 과도한 시장 경쟁 등을 감안할 때 언제든 건전성이 취약해질 수 있다"며 주택수급 상황과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을 심도있게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보복 조치 등 여파로 자영업자가 많이 하는 음식·숙박업 경기가 좋지 않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6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3만8천명 줄었다. 이는 2011년 12월(-2만8천명) 이후 5년 6개월 만이다.

자영업자 대출이 늘었지만 전체 기업 대출은 줄었다. 6월 말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763조9천억원으로 한 달 사이 1조2천억원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분기말 부채비율 관리를 위한 차입금 일시상환과, 은행 부실채권 매각 등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대출 잔액은 152조8천억원으로 3조원 줄었다. 자영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은 611조2천억원으로 1조7천억원 늘었지만 증가액이 5월(2조8천억원)보다 적었다.


6월 말 은행 수신 잔액은 1천500조6천억원으로, 한 달 사이 26조1천억원 늘어나며 처음으로 1천50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유동성이 큰 수시입출식예금이 23조5천억원 급증했다.

한은은 "정부 재정지출 확대 등으로 수시입출식예금이 기업예금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정기예금 잔액은 578조2천억원으로 1조3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자산운용사 수신 잔액은 493조7천억원으로 9조4천억원 줄었다.

상품별로는 머니마켓펀드(MMF)는 16조7천억원 감소했지만, 파생상품 등 신종펀드는 5조9천억원 늘었고 채권형 펀드는 1조4천억원 증가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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