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재 서울고검장 퇴임…"검찰, 국민의 신뢰 되찾아야"

입력 2017-07-12 11:17  

박성재 서울고검장 퇴임…"검찰, 국민의 신뢰 되찾아야"

"범죄집단처럼 손가락질받는 상황 마음 가볍지 않아"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박성재(54·사법연수원 17기) 서울고검장이 12일 퇴임식을 열고 27년간의 검사 생활을 마감했다.

박 고검장은 이날 서울중앙지검 2층 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올바른 길이고, 국민의 신뢰를 얻을 길인지 고민하고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그는 최근 화두가 된 '검찰 개혁'에 대해 "우리가 열심히 해 기여한 공은 어디 가고, 마치 범죄집단인 것처럼 손가락질받는 힘든 상황을 남기고 떠나 마음이 가볍지 않다"며 "검찰이 개혁 대상이 된 가장 중요한 원인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민의 신뢰를 얻는)과정이 힘들고 어렵더라도 모두가 겸허하게 힘과 지혜를 모아, 검찰 조직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모습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옳고 바른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고검장은 "철없던 시절 인권 옹호보다는 불의 척결이라는 명목으로 사건의 실체를 찾는 데 흥미를 가진 검사였다"며 "차츰 사건의 실체를 꿰뚫는 통찰력, 불의에 저항하는 용기, 인간에 대한 배려를 갖춘 당당하고 따뜻한 검사가 되고 싶었으나 지혜와 능력이 부족해 미완성으로 끝났다"고 자신의 검사 생활을 돌이켰다.

그러면서 "부디 지혜와 능력, 덕을 갖춘 훌륭한 검사와 수사관이 돼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검찰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2015년부터 서울고검장을 맡아 온 박 고검장은 지난 7일 사의를 표명했다.

박 고검장은 연합뉴스 기자와 통화에서 "당분간 특별한 계획 없이 휴식하면서 충전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라고 말했다.

박 고검장의 퇴진은 검찰 후배인 문무일(56·18기) 검찰총장 후보자가 지명된 데 따른 용퇴로 풀이된다.

검찰에서는 새 총장이 취임하면 특별한 상황이 없으면 사법연수원 선배 기수나 동기가 조직을 떠나는 관행이 유지됐다.

박 고검장과 연수원 동기인 김희관(54·17기) 법무연수원장도 퇴진 의사를 밝혔다.

17기 가운데 고검장급인 두 사람이 모두 퇴진 의사를 밝힘에 따라 검찰 안팎에서는 문무일 후보자와 동기인 사법연수원 18기 간부들의 거취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최근 '기수 파괴식' 인사가 여러 차례 단행되는 등 강도 높은 개혁과 인적 쇄신이 추진돼 고위 간부들이 대거 퇴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ncwoo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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