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의원 주최 국회 토론…"신재생 효율 낮고 부지확보 어려워"
"원천기술 사장·수출 차질 등 '26조원' 원전산업 붕괴 우려"
산업부 "전기요금은 8차수급계획서 확정…정확한 산출 아냐"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정부의 탈원전·석탄 정책으로 전기요금이 2030년까지 지금의 3.3배로 오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황일순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12일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주최한 '성급한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 토론회에서 "전기요금이 20%밖에 오르지 않는다는 게 정부 발표인데 제가 면밀히 검토한 결과 3배 정도로 오른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대로 2030년까지 원자력·석탄 발전을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20%로 확대할 경우 전기요금이 지금의 3.3배로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확대한 독일과 덴마크 등 주요 유럽 국가의 전기요금 인상 사례 분석을 통해 이런 예측치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연중 가동률이 16%(석탄 81%·원전 83%)에 그치는 등 효율이 낮아 필요 전력의 6배 용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처럼 인구 밀도가 높고 산지가 많은 곳에서는 발전소 용지 확보가 어려워서 관련 비용이 더 상승한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수입에 의존하는 LNG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약 2배로 늘릴 경우 '에너지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봤다.
황 교수는 "만약 날씨가 나쁘고 외국에 가스 대란이 생기면 오일쇼크처럼 우리한테 전력 대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지금처럼 공론화위원회가 아닌 국회가 원전 정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에너지 정책은 장기적 관점을 갖고 추진해야 하는 만큼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서는 탈원전으로 원전산업 인프라가 붕괴하고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이익환 전 한전원자력연료 사장은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중지된다면 이를 신호탄으로 원전산업이 큰 혼란에 빠질 수 있고 원천기술이 사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사장은 탈원전 정책으로 해외에서 한국 원전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고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신규 건설이 없어져 사실상 매출이 급락하고 업체가 보유한 인력 상당수가 실직 또는 전업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원전산업 매출은 2015년 26조6천324억원으로 국내 총생산액의 1.7%를 차지했고 종사자는 242개 업체 3만5천330명이다.
이 전 사장은 상대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원전을 LNG 발전소로 대체하면서 한국이 신기후변화협약(파리협정)에 따른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용훈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원전의 안전함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2012년 자료를 인용, 1조kWh의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망자가 원자력은 90명이지만, 석탄은 10만명, 가스 4천명, 태양광 440명, 풍력 150명 등이라고 소개했다.
또 후쿠시마 원전 사고 관련 가짜뉴스와 괴담에 대한 사실관계를 설명하면서 일각에서 제기하는 근거 없는 원전 불안을 지적했다.
산업부는 전기요금이 3.3배로 오른다는 황 교수의 주장을 반박했다.
산업부는 설명자료에서 "에너지 정책 전환에 따른 전기요금 수준은 전원 구성과 전력 수요가 결정돼야 산출이 가능하며 이는 올해 말 8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로서는 전기요금을 결정하는 전력 수요와 전원 구성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분석도 전기요금 수준을 정확하게 산출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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