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委, 원로간담회 개최…남재희 "DJ·盧 정부, 군사문제 못짚어 한계"
"혁명적으로 탄생한 정부, 국정운영도 혁명적으로 해야"…"증세 고민해야"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새 정부에서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12일 사회·경제계 원로들을 초청해 국정 운영방안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서울 통의동 국정기획위 회의실에서 '원로들에게 듣는다-문재인 정부의 방향과 과제'라는 제목으로 열린 간담회에는 남재희 전 고용노동부 장관,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송호근 서울대 교수, 최영애 서울시 인권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해 새 정부의 방향에 대해 조언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우선 남 전 장관은 "대북정책의 경우 비군사적 문제 뿐 아니라 군사적 문제에도 담대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고 국정기획위가 행사 후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남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 등 군사적 문제를 짚어내지 못한 정부의 대북정책은 한계를 노출했다"며 "대북정책을 구상할 때에는 군사적 문제와 비군사적 문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도 군사적 문제에서 담대하게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두 달여 간 모습은 매우 긍정적이며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번 정부는 혁명적 상황에서 탄생한 만큼 국민의 요구에도 혁명적으로 대응해야 성공적 국정운영이 가능하다"는 조언도 내놨다.
남 전 장관은 "제2공화국의 경우 4·19 혁명으로 탄생했지만 비혁명적 대응을 하면서 실패했다"며 "반면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집권 초기 하나회 해체, 금융실명제 실시라는 준혁명적인 대응을 통해 정권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총재는 경제정책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친노동이자 친기업 정부'라고 얘기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복지와 성장이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며 "정부 주도의 일자리 창출 선도로 민간기업 일자리 창출도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제개편과 관련,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 증세를 더 적극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제대로만 쓰인다면 증세 저항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송 교수는 "이제 정치민주화에서 사회민주화의 시대로 전환될 시기다. 일자리 창출과 불평등 해소가 그 첫걸음"이라며 "권리와 책무가 병행되는 시민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국민은 대통령의 진정성, 정직성, 도덕성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특히 문 대통령이 '인권·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얘기한 만큼 이를 실천해야 한다. 여성가족부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국민의 분노와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 한다. 이는 그냥 책상에 앉아서 할 일이 아니다"라며 "제대로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려면 과거의 경험에 대한 성찰, 미래의 변화에 대한 통찰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 사회 원로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국정기획위 외교안보분과 위원들은 이날 오전 대한상공회의소 건물에 있는 외교부 영사콜센터를 방문,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재외국민 보호정책 개선방안을 토론했다.
사회분과는 공중보건단체협의회장단과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국정기획위는 그동안 가다듬은 국정과제를 1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것으로 모든 일정을 마치며, 14일에는 해단식을 가진다.
19일에는 청와대의 주재로 대국민 발표가 이뤄질 예정이다.
국정기획위 박광온 대변인은 '청와대 보고 내용이 바로 공개가 되느냐'는 질문에 "대국민 발표 전까지는 공개하기 쉽지 않다. 대통령보고 이후에 청와대에서 수정과 보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hysu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