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로스 "반유대주의 허위 선전" 우려 표명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헝가리 정부가 그동안 사사건건 갈등을 빚은 자국 출신 미국인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를 비방하는 광고판 선전전에 나섰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AFP통신 등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최근 며칠 사이 헝가리 전역에는 소로스의 모습이 담긴 대형 포스터가 곳곳에 설치됐다.
이 포스터에는 활짝 웃는 소로스의 사진과 함께 "소로스가 최후의 미소를 짓도록 허락하지 말자"라는 문구가 인쇄돼 있다. 포스터 맨 위에는 "99%가 불법 이민을 거부했다"고 쓰여있다.
이는 소로스가 지지하는 유연한 난민 정책을 겨냥한 것이다.
헝가리의 실권자인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난민을 '독'이라고 부르며 유럽연합(EU)의 난민 수용정책을 거부하고 있는 인물로, 소로스가 비정부기구를 지원하면서 헝가리 난민 정책에 반대하는 등 정치에 간섭한다고 노골적으로 적대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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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포스터의 상당수는 "역겨운 유대인" 등 유대인인 소로스를 공격하는 반(反)유대주의 낙서로 훼손된 상태다.
헝가리 유대인 지역사회는 오르반 총리에게 반유대주의 운동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소로스는 이날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나는 현 헝가리 정권이 의도적인 허위 선전의 하나로 반(反)유대주의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화가 나고 우려된다(distressed)"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무수한 시민과 헝가리의 유대인 지역사회 지도자들이 공개적으로 반대의 뜻을 밝힌 것에 고무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소로스의 대변인은 헝가리의 이번 선전전은 "유럽의 가장 어두웠던 시기를 떠올리게 한다"면서 "헝가리 정권의 외국인 혐오증과 난민 악마화는 반(反)유럽주의"라고 비판했다.
요시 암라니 헝가리 주재 이스라엘 대사도 지난 8일 이번 선전은 "슬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증오와 공포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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