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원전 안전 강화" vs 탈원전측 "안전홍보 당하는 느낌"

입력 2017-07-12 17:01  

한수원 "원전 안전 강화" vs 탈원전측 "안전홍보 당하는 느낌"

박재호 의원 국회 토론회서 원전 안전 여부 논쟁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원전 반경 30km에 380만 명이 산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원전 신뢰성 향상을 위한 최신 운영기술을 적용하고 모든 사고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역량을 강화했다."

12일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과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모임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주최한 '탈핵·에너지 전환시대 원자력 안전 현안과 과제' 토론회에서는 원전의 안전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다.

원전 운영 사업자인 한수원은 원전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그동안의 노력을 설명하며 불안을 잠재우려고 했지만, 탈원전을 주장하는 시민단체 등은 안전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이종호 한수원 기술본부장은 "후쿠시마 원전은 핵폭발이 아닌 수소폭발이었고 원전은 원자폭탄과 달리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해 폭발할 수 없다"며 재난영화 '판도라'와 같은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주장했다.

이 기술본부장은 한수원이 미국 TMI(스리마일아일랜드) 원전 사고 이후 중대사고 대처설비를 보강했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는 내진성능과 방수·방화설계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전에 대한 기준이 있고 생각의 차이가 있지만 안전 기준은 계속 강화됐다"고 말했다.

특히 한수원과 안전문제를 걱정하는 진영 사이에 너무 큰 인식의 차이가 존재한다며 안전 관련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관섭 한수원 사장도 "보다 안전한 원전 운영을 위해 내진성능을 향상하고 사고 대응에 따른 설비를 보강하고 모든 원전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는 등 설비 안전과 원전 안전을 위한 문화 증진에도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혜정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은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 활성단층 여부를 조사하지 않은 상태로 원전 부지가 다 지정됐다며 "지진 위험성과 활성단층에 대한 조사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은 "전 세계 원전의 70%는 부지 한 곳에 원전이 한 개 또는 두 개가 있는데 고리·신고리원전 반경 30km에 380만 명이 산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며 원전을 한곳에 밀집해 짓는 '다수호기' 문제를 지적했다.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는 "뿌리 깊은 안전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며 "원전 연구개발이 현재 수출형 원전개발 이런 쪽에 너무 치우치는데 연구개발도 국민 관심에 부응해 안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규태 한국원자력안전방재연구소 이사장은 "폐쇄적인 원자력 산업구조로 인해 원자력계의 비판의견이 거의 없다"며 독립적이고 객관적이며 전문성을 갖춘 원자력 안전감시체계와 원전 운영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수평적, 개방적 의사결정 구조체계를 제안했다.

한수원이 원전 운영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등 안전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회를 맡은 김익중 동국대 교수는 이 기술본부장의 발표 이후 "안전홍보를 당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익숙한 한수원의 태도"라며 "원자력 안전은 홍보로 달성되지 않는다. 국민이 원자력계를 안 믿는다고 느낀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깊이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blueke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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