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영라디오 인터뷰서 밝혀…"쿠데타 가담자들, 난 모르는 이들"
에르도안 겨냥 "사형대 오르면 압제자에게 침을 뱉고 싶다 말할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정부가 작년 7월 쿠데타 시도의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79)이 제3국으로 도피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귈렌은 11일 미국 공영 라디오 NPR로 방송된 인터뷰에서 터키정부가 제기한 혐의를 거듭 부인했다.
그는 "작년 7월 15일 쿠데타 시도 가담자를 모른다"면서 "그들이야 내 강연에 왔거나 나를 알지 모르나 나는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자신은 1960년, 1971년, 1980년, 1997년 쿠데타에서 한결같이 쿠데타 세력의 반대편에 섰으며, 언제나 군부의 개입에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귈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줄곧 제기된 제3국(캐나다) 망명설을 부인했다.
귈렌은 "미국이 민주주의와 법치 국가로서 평판에 신경을 쓰는 나라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터키의 요청대로 자신을 송환하려고 한다면 저항하지 않고 기꺼이 귀국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터키정부가 자신을 죽이거나, 독살하거나, 사형선고를 내리더라도 송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다.
사형대에서 최후의 한마디가 허용되면 "수많은 무고한 사람에게 고통을 주고 탄압한 자의 얼굴에 침을 뱉고 싶다고 하겠다"고 말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겨냥해 이례적으로 강한 언어를 사용했다.
다른 인터뷰에서 귈렌은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사임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송환에 동의하지 않으리라고 기대했다. 플린은 터키정부의 로비스트로 활동하면서, 귈렌 송환을 주장했다.
터키는 미국에 귈렌 송환을 끈질기게 요청하고 있지만, 미국은 귈렌의 송환을 결정할 정도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난처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터키의 미래에 관해 "밝아 보이지 않아 고통스럽지만 희망은 갖고 있다"면서 터키가 민주주의 진보와 사상의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가 되기를 기원했다.
귈렌은 1999년부터 미국에 체류했으며,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적이 되고부터 사실상 망명생활을 하고 있다.
귈렌은 심장질환 치료 목적으로 미국에 체류하는 중 터키검찰이 자신을 기소해 돌아가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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