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미술사학자 문범강 "김정은 초상화 아직 제작 안돼"

입력 2017-07-12 18:54  

재미 미술사학자 문범강 "김정은 초상화 아직 제작 안돼"

6년간 北미술 연구 "만수대창작사 216호실서 지도층 이미지 담당"

"北 조선화, 세계적 수준…핵심은 집체화"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북한 미술 연구자인 재미 미술사학자 문범강 조지타운대 교수는 12일 아직도 북한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공식 초상화가 그려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이날 서울 북촌 아트선재센터에서 '왜 북한 미술인가?' 강연을 마친 뒤 연합뉴스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화가로도 활동 중인 문 교수는 지난 6년간 9차례 북한을 방문해 회화를 중심으로 한 북한 미술 세계를 연구해왔다.

문 교수는 "작가들이 일종의 밑그림을 상부에 계속 올리지만 김 위원장이 자신은 아직 때가 아니다, 아버지와 할아버지만 그리라고 한다고 들었다"면서 방북 때도 김정은 초상화를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북한 최고 예술가들 집단인 만수대창작사를 여러 차례 방문한 문 교수는 창작 사가 1·2·3·4호실과 216호실의 5개 창작실 체제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216실은 리더를 그리는 곳으로 최고 기량의 작가들이 있습니다. 사실상 '신전'이어서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고, 해당 작가들만이 들어가서 작업합니다."

문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북한 조선화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다"면서 작가들이 역사적 사건이나 국가적 행사가 있을 때 작업하는 집체화를 조선화의 핵심으로 꼽았다.

"북한에서 집체작은 상당히 큰 의미를 지녀요. 외압을 가해 집체작을 그리라고 해서 그리는 것이 아니고, 작가들이 그런 경우가 있을 때 우르르 현장으로 나가요. 가령 청천강 계단식 발전소 공사의 경우 작가들이 6개월간 현장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먹고 자고 노동하면서 밑그림을 그립니다. 그렇게 그려온 밑그림을 갖고 참관 작가들끼리 토의를 거친 뒤에 작품을 완성합니다.".

북한 작품 중 김성민의 '용해공들'을 최고 걸작 중 하나로 꼽은 문 교수는 "남한에서는 북한 미술이 채색화로 가버렸다, 먹이 많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이 작품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무용가 최승희가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1993년 복권됐으며 2002년 평양의 애국열사릉에 안치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공개됐다. 또 1946년 북한에서 나온 '조선여성' 창간호에 '삼팔선을 넘어온 최승희 여사' 기사가 실린 사진을 공개하면서 "최승희가 1946년 이북으로 갔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목숨을 걸고 연구했다"면서 연구 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강연은 2시간가량 진행됐으며 청중의 질문이 그치질 않았다.

이날 강연 내용을 포함해 문 교수의 연구 결과를 담은 책 '평양 동시대 미술을 통해 그녀를 보다'가 다음 달 말에 출간될 예정이다.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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