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김선화와 15골 합작…SK 창단 후 첫 우승 견인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분명히 동요는 됐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로 선수들이 더 뭉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여자 핸드볼 SK 슈가글라이더즈에 창단 후 첫 코리아리그 우승을 안긴 김온아(29)가 특유의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말했다.
김온아는 12일 서울 송파구 SK핸드볼 경기장에서 열린 2017 SK핸드볼 코리아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3전 2승제) 3차전 서울시청과 경기에서 혼자 8골을 터뜨리며 팀의 31-30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연장 후반에 나온 두 골을 모두 혼자 책임지며 가장 결정적일 때 팀의 간판다운 역할을 완수했다.
김온아의 활약으로 SK는 2012년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연중 실업리그인 코리아리그를 제패하는 기쁨을 누렸다.
사실 SK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팀 분위기가 뒤숭숭했다.
전날 강경택 감독이 챔피언전을 앞두고 심판들과 저녁 자리를 가졌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날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챔피언결정전 흐름도 SK로서는 1차전 30-29 승리 후 2차전에서 줄곧 5골 이상 끌려다닌 끝에 26-27로 패해 내림세였다.
김온아는 경기를 마친 뒤 "3차전까지 오면서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웃을 수 있게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전날 '감독 징계' 파문에 대한 물음에 "아무래도 처음엔 선수단에 동요가 생겼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며 더 단합하고 뭉치는 계기가 됐다"고 전화위복이라고 받아들였다.
2015년까지 인천시청에서 뛰다가 그해 11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SK로 이적한 김온아는 "작년에는 부상으로 팀에 도움이 안 됐지만 올해 이렇게 우승해 더 기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2차전에서도 상대 수비가 나한테 몰렸는데 옆에 동료 선수들의 공격 기회를 잘 봐주면 좋은 기회가 생길 것으로 생각했다"며 "우리 선수들이 체력이 좋아서 연장전에서도 서울시청보다 유리했던 것 같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경기에서는 김온아의 동생 김선화(26)도 7골을 터뜨리며 언니와 함께 우승을 합작했다.
김선화는 "2차전에서 내가 못해서 진 것 같아서 미안했다"고 눈물을 글썽이더니 "팀 리더인 언니가 평소에 다른 선수들보다 나한테 더 짜증을 많이 내는데 이해가 되지만 그래도 서운하다"고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김온아는 "동생 하고 함께 이적했는데 내가 부상으로 재활하느라 팀에서 나와 있어서 혼자 새 팀에 적응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동생은 친구 이상의 존재다. 앞으로 짜증을 덜 내겠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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