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는 물도 불평등…"세계인구 30%, 오염된 물로 생존"

입력 2017-07-12 23:27  

마시는 물도 불평등…"세계인구 30%, 오염된 물로 생존"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전 세계 인구 10명 중 3명꼴인 21억 명이 오염된 물을 마시고 있으며 10명 중 6명에 해당하는 45억 명은 위생적인 화장실 시설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이 12일(현지시간) 밝혔다.

WHO와 유니세프는 이날 펴낸 '마시는 물과 위생 상황 2017'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도시에 거주하지 않는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 더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깨끗한 식수와 위생적인 화장실이 부자나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특권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이 두 가지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고 모든 나라는 국민에게 이런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기관은 2000년 이후 수십억 명이 마실 물과 화장실 시설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받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주택과 병원, 학교에서 비누와 물 부족으로 어린이들이 설사 등 질병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매년 5세 이하 어린이 36만1천여 명이 설사로 숨지고 있으며, 비위생적인 화장실 시설과 오염된 물 때문에 콜레라, 이질, A형 간염, 장티푸스 등 전염병이 확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생적인 물을 마시지 못하는 21억 명 중 263만 명은 마실 물을 구하기 위해 30분 이상 걸어야 했다. 600만 명은 공용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고 892만 명은 야외에서 배변했다.

앤서니 레이크 유니세프 사무총장은 "안전한 물과 깨끗한 화장실은 건강하고 더 평등한 사회의 중요한 요소일 뿐 아니라 어려운 처지의 지역 사회와 어린이들이 미래에 더 나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바탕이 된다"고 말했다.

유엔은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SDGs)의 하나로 2030년까지 야외에서 배변하는 사례가 없도록 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90개국에서는 투자 부족으로 이런 목표를 지키기 어려운 것으로 예상했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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