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진영 "증거 없는 정치적 판결" 강력 반발…룰라 측 항소 입장 밝혀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좌파 노동자당(PT)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게 9년 6개월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권력형 부패수사의 전담 판사인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는 12일(현지시간) 룰라 전 대통령에게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부패혐의를 적용해 이같이 판결했다.
룰라는 부패와 뇌물수수, 돈세탁 등 혐의로 연방검찰에 의해 여러 차례 기소됐다.
이번 판결은 룰라가 2009년 상파울루 주(州) 과루자 시에 있는 복층 아파트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대형 건설업체 OAS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된 것이다.
이와 관련, 룰라는 지난 5월 10일 남부 파라나 주의 주도(州都) 쿠리치바 시에 있는 연방법원 청사에 출두해 모루 판사에게 조사를 받았다.
당시 조사에서 룰라 측은 아파트 취득과 관련해 어떠한 위법 행위도 저지르지 않았으며 사법 당국의 조사가 구체적인 증거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룰라 측은 이날 모루 판사의 실형 선고가 나오자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다.
룰라에 대한 실형 선고가 확정되면 2018년 대선 출마가 좌절될 수 있다.
앞서 노동자당은 "구체적인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룰라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짓밟는 행위"라면서 강력한 거리투쟁을 예고했다.
현역 여성 연방상원의원인 노동자당의 글레이지 호프만 대표는 이달 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행사에서 "룰라에게 실형을 선고하는 것은 정치 재판이나 다름없다"면서 룰라가 2018년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국제사회에 지지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자당을 비롯한 좌파 정당과 사회단체들은 "룰라가 2018년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게 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룰라에 대한 실형 선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룰라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2018년 대선 출마 의사를 거듭 확인하면서 진보좌파 블록 구축을 시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노동자당 외에 브라질사회당(PSB), 민주노동당(PDT), 브라질공산당(PCdoB) 등 좌파 정당과 유력한 진보 성향 인사들을 아우르는 블록을 형성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말 이루어진 여론조사에서 룰라는 29∼30%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렸다.
지속가능 네트워크(Rede)의 마리나 시우바 전 연방상원의원(여)과 극우 성향 기독교사회당(PSC) 소속 자이르 보우소나루 연방하원의원, 사상 첫 흑인 연방대법원장을 지낸 조아킹 바르보자 변호사가 2∼4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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