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동 단교위기 '급한 불 끄기' 사실상 역부족

입력 2017-07-13 04:19  

美, 중동 단교위기 '급한 불 끄기' 사실상 역부족

틸러슨 국무, 사우디서 '단교' 4개국 외무장관과 회담

'미-카타르 대테러 협약' 약효 없어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카타르 단교 사태 해결에 나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10일 당사국을 돌며 중재를 시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뒤 처음으로 맞은 중동의 내분을 서둘러 진화하려 했던 미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사실상 역부족이었음이 드러난 셈이다. 석유회사 엑손모빌의 경영자 출신인 틸러슨 장관의 '중동 인맥'도 난제 해결에 효과를 내지 못했다.

틸러슨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도착, 살만 사우디 국왕을 만난데 이어 카타르와 단교한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이집트 등 4개국의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틸러슨 장관의 연쇄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문이나 성명 등은 따로 발표되지 않았다.

틸러슨 장관은 약 7시간에 걸친 사우디 방문을 마치고 이날 밤 쿠웨이트로 돌아갔다.

틸러슨 장관은 전날 카타르 도하를 찾아 카타르와 테러조직에 대한 자금 지원 감시와 테러 정보 교류를 골자로 하는 대테러 협약을 맺었다. 그는 이를 카드로 내밀면서 카타르의 테러리즘 지원을 이유로 단교한 아랍 4개국을 설득하려 했지만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이들 4개국은 틸러슨 장관이 방문하기 전 12일 낸 공동 성명에서 "협약은 (우려를 불식하기엔) 충분하지 않다"면서 부정적인 뜻을 보이면서 "우리는 카타르가 테러단체를 지지·보호하면서 돈을 대는 심각한 행위를 면밀히 감시할 것"이라고 완고한 입장을 고수했다.

셰이크 압둘라 알나흐얀 UAE 외무장관은 "틸러슨 장관의 중재로 긴장이 완화되겠지만 단지 문제를 뒤로 미루는 것일 뿐"이라면서 "나중에 또 같은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뒤 첫 해외 순방 일정으로 5월20일 사우디를 정상방문해 아랍·이슬람권 55개국 대표를 모아놓고 '테러리즘 격퇴'를 고리로 이란을 고립하자고 역설했다.

그가 사우디에 힘을 실으면서 '편 가르기'식 중동 정책을 공언하자 불똥은 결과적으로 적성국 이란이 아닌 카타르로 튀었다.

사우디 등 주류 수니 아랍권 4개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방문 2주뒤인 지난달 5일 카타르가 테러리즘을 지원한다면서 전격적으로 단교를 통보했다.

단교 선언 이튿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모든 것(테러조직 지원)이 카타르를 가리켰다. 이것(카타르 단교)은 아마도 테러공포를 끝내는 일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자신의 외교적 성과를 한껏 과시했다.

그렇지만 카타르가 예상밖으로 정면 돌파로 맞서고 단교 사태 이후 카타르와 이란·터키가 더욱 밀착하는 방향으로 정세가 흐르자 급히 중재하겠다고 나섰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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