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당국, 궈원구이 상대 동영상·법정·언론 동시다발 반격

입력 2017-07-13 11:54  

中당국, 궈원구이 상대 동영상·법정·언론 동시다발 반격

조카딸 법정 세우고 정보 뒷거래 동영상 공개…관영매체들도 가세

(상하이·홍콩=연합뉴스) 정주호·최현석 특파원 = 중국 지도부의 비리 의혹을 잇따라 폭로하고 있는 재미(在美)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50)를 상대로 중국 당국이 뒷거래 의혹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하고 조카딸을 법정에 세웠다.

중국 당국은 앞서 관영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까지 동원해 궈원구이의 부정행위 의혹을 폭로했다.

13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밤 유튜브에 궈원구이의 발언을 담은 오디오와 이를 서툴게 번역된 영어로 자막 처리한 동영상이 게시됐다.

동영상 게시 이틀 전 생성된 계정 '구원구이에 대한 진실 2'의 신원이나 오디오 입수 방법 등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국 당국이 최근 관영 매체와 인터넷 공간을 통해 궈원구이를 망신주려는 선전전의 하나로 관측되고 있다.

동영상에는 궈원구이가 중국 민항총국 관제사를 지낸 쑹쥔(宋軍)에게 하이난(海南) 항공 탑승객과 중동, 서방의 정계 거물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는 음성 녹음내용이 담겨있다. SCMP는 이 내용이 관련 의혹을 제기했던 신화통신과 CCTV 보도를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궈원구이가 쑹쥔에게 정보를 요구한 대상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왕족의 일원으로 국부펀드 회장이라고 소개한 UAE 부총리가 포함돼 있다. 궈원구이는 또 문제의 동영상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부왕세자가 작년 8월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이용한 항공편과 수행단에 대해서도 문의했다.

궈원구이가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곧 파리에 도착할 예정이며 오늘 밤 나를 만나기를 원한다"며 케리 전 장관과의 관계를 자랑하는 내용도 담겼다.

케리 전 장관의 영문 성을 'Kerry' 대신 'Carry'로 오기한 자막이 담긴 이 영상에서 궈원구이는 "클린턴 부부가 내일 자신들 고향인 리틀 록에 초대했다"고도 했다.

궈원구이는 또 다른 영상에서 한 개인전용기와 주된 승객 중 한 명이 어디로 가고 거기서 누구를 만나는지, 어느 호텔을 선택했는지 등 대한 정보와 여권 복사본을 요구했다.

궈원구이는 하이항(海航·HNA)그룹이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겸 정치국 상무위원의 한 친척에게 전용기를 내줬다며 왕 서기의 친척들이 하이항그룹의 숨은 주주라고 주장한 적 있다.

세번째 영상에서는 궈원구이가 쑹쥔에게 신용카드를 제공하고 쑹쥔 부부가 영국 여권을 취득하는 것을 돕겠다고 약속하는 매수 시도 정황이 담겼다.

중국 당국은 동영상 공개 외에도 궈원구이의 조카딸이 포함된 회사 임직원들을 사기대출 혐의 등으로 법정에 세워 궈원구이의 입을 막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국 인터넷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허난 카이펑(開封) 중급인민법원은 전날 궈원구이가 지배주주인 허난(河南)성 위다(裕達)부동산 임원 세명을 상대로 사기 대출 및 어음 인수 사건 재판을 벌였다.

이 재판에서 궈원구이의 조카딸인 이 회사 부총경리 궈리제(郭麗杰)와 재무총감 장신청(張新成) 등 임원 3명이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곧 형량이 선고될 예정이다.

이들은 궈원구이의 지시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위다의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유령회사를 설립해 계약을 위조하는 방식으로 40여차례에 걸쳐 7개 은행으로부터 14억9천500만 위안(2천500억원)의 사기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법원은 지난달 16일 궈원구이의 판구쓰(盤古氏)투자유한공사 임직원 3명에 대해 사기대출 혐의로 징역 2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중국 당국은 또 관영매체를 통해서도 '궈원구이 깎아내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지난 10일과 11일 특집 보도를 통해 "궈원구이가 폭로한 의혹 자료들은 불법 취득한 것이고 왜곡 해석해 본말을 전도했다"고 주장하며 그가 2015년 귀국을 위해 '중국 지도자의 친척'으로 위장한 사기꾼들에 2천만 위안을 뜯겼다는 내용까지 전했다.

인민일보도 여기에 가세해 해외판 계정인 협객도(俠客島)를 통해 "궈원구이의 명예와 신뢰도가 완전히 추락할 때까지 더 많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포브스지는 궈원구이가 자신의 뉴욕 고급주택을 7천800만 달러에 팔려고 내놓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궈원구이와 채무관계가 있는 홍콩의 헤지펀드 PAX는 뉴욕 법원에 현재 궈원구이 재산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하고 궈원구이 명의의 이 부동산이 어떤 형식으로든 매각돼선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PAX는 지난 4월 뉴욕법원에 궈원구이가 8천800만 달러의 채무를 상환하지 않고 있다며 그가 대부분의 자산을 미국에 두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 부동산을 매각하게 되면 미국을 떠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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