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조작 의혹도 제기…'해외 자산 은닉 혐의' 대법원 판단 주목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의 자산 해외 은닉과 돈세탁 등 부패 혐의를 조사한 수사기관이 총리 일가족의 재산에 신고 소득원을 넘는 부분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놔 논란이 예상된다.
13일 현지 일간 돈(DAWN) 등에 따르면 대법원 명령으로 설치된 총리 재산 의혹 합동수사본부(JIT)는 최근 대법원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샤리프 총리 일가족의 공개된 소득원과 실제 소득 사이에 확연한 불일치가 있다"며 "총리 일가가 출처를 알 수 없는 자산을 축적했다"고 밝혔다.
JIT는 또 샤리프 총리 일가가 위기를 모면하고자 허위 자료를 제출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앞서 샤리프 총리의 딸 마리암 나와즈(44)는 JIT에 출석해 자신이 영국 런던에 있는 한 아파트의 실질적 소유자라는 의혹에 대해 자신은 수탁자일 뿐 해외에서 사업하는 오빠가 실질적 소유주라며 2006년 2월 자신과 오빠 사이에 체결된 신탁계약서를 JIT에 제출했다
파키스탄 여당 PML-N(파키스탄무슬림리그) 소속으로 정치활동을 하는 자신과 달리 정치와 무관하게 재계 활동을 하는 오빠가 회사 명의로 외국 아파트를 소유하는 것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JIT는 조사결과 이 계약서에 사용된 글꼴(폰트) '칼리브리 폰트'가 2007년 이전에는 상업적으로 이용되지 않았다면서 계약서 위조 가능성을 제기했다.
글꼴 전문가들도 칼리브리 폰트가 2004년부터 MS윈도 베타버전 등에 포함되긴 했지만, 이는 소수 컴퓨터 전문가들에게만 배포된 것으로 일반인이 2007년 이전에 이 글꼴을 사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샤리프 총리는 지난해 4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공개한 조세회피 폭로자료 '파나마 페이퍼스'에 그의 자녀들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5개 기업을 통해 외국 은행들과 거래하고 영국 런던에 아파트 등 부동산을 소유한 사실이 폭로되면서 해외 자산은닉 논란에 휘말렸다.
샤리프 총리 측은 불법 사실이 없다고 반발했지만 야당은 대법원에 총리의 사퇴를 청원했다.
대법원은 이에 따라 올해 4월 수사기관과 반부패기구, 정보기구, 군 등으로 JIT를 구성해 샤리프 총리 가족을 직접 조사하도록 했다.
대법원은 조만간 청원자인 야당 지도자 등을 불러 추가 심리를 진행한 뒤 샤리프 총리의 거취에 관해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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