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적자 이유로 80%서 판매업무 중단…노조 반발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코레일의 자회사가 80년가량 이어온 열차 내 먹거리 판매업무를 축소하는 등 사실상 폐지 움직임을 보이자 철도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코레일관광개발 판매 승무 노조원들은 최근 서울역과 부산역 등에서 열차 내 판매업무 축소 방침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코레일관광개발이 계란과 과자, 도시락 등 먹거리를 판매하는 승무원이 없는 '미 승무 열차' 운행 횟수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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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까지는 KTX(KTX 산천 제외),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모든 열차에 판매 승무원이 탑승했지만, 그 이후부터 '미 승무 열차'가 점차 늘고 있다.
현재는 전체 열차 편수의 80%가량이 판매 승무원이 탑승하지 않는 '미 승무 열차'로 운행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미 승무 열차'가 늘면서 열차 안에서 군것질거리나 도시락을 사려던 승객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코레일관광개발은 '미 승무 열차'를 늘리는 이유에 대해 열차 내 먹거리 판매업무가 갈수록 수익을 내기 어려워 연간 30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과거 홍익회가 맡았던 열차 내 먹거리 판매업무는 100년 철도 역사와 거의 맞먹는 80여 년간 계속됐었다.
코레일은 2008년 홍익회를 없애고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을 만들어 열차 내 판매와 접객 업무 등을 위탁했다.
문제는 판매 승무원의 열차 탑승이 줄어들면서 이들의 휴무일이 한 달 8∼9일에서 두 배가량인 15∼20일까지 증가했고, 야근·판매 수당도 줄어 180만∼200만원이던 임금이 110만∼130만원대로 줄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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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관계자는 "실질적인 임금 하락을 견디지 못해 200명을 넘던 판매 승무원이 현재 50여 명밖에 남지 않았다"며 "공기업이 적자를 이유로 직원을 고용 불안에 내몰고 자발적인 이직을 강요하는 셈"이라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특히 홍순만 코레일 사장 취임 이후 열차 내 판매업무 축소가 본격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관광개발 관계자는 "열차 승객의 소비 경향이 열차 안에서 계란·사이다를 사 먹던 옛날과 많이 달라졌고, 지금은 승객이 역에 입점한 상점에서 다양한 먹거리를 구매해 탑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적자를 감수하고서도 승객 서비스를 위해 열차 내 판매 사업을 유지했지만 이제 한계에 부딪혀 사업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해당 직원들은 열차 내 자판기 관리 업무 등으로 전환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레일관광개발 직원 사이에서는 코레일이 연간 700억원에 달하는 기차역 상업시설 임대 수수료를 거두면서도 승객 편의 서비스는 소홀히 하는 것은 문제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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