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부위만 '골라서' 치료하는 방법 나온다(종합)

염증 부위만 '골라서' 치료하는 방법 나온다(종합)

서수길 인제대 의대 교수팀, 선택적 면역억제법 개발…동물실험서 확인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류마티스 관절염, 염증성 장 질환 등 자가면역질환 환자의 염증 부위만 골라서 치료하는 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서수길 인제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교수 연구팀은 자가면역질환 환자의 염증 부위에서만 선택적으로 면역억제 반응을 보이는 새로운 염증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자가면역질환이란 면역체계가 자체의 조직이나 세포를 외부물질로 오인, 공격함으로써 발생하는 질환이다. 류마티스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염증성 장 질환 등이 대표적이다. 환자의 면역체계에 문제가 생긴 것이어서 자신의 면역체계를 억제하는 면역억제제를 처방해 치료한다.

그러나 면역억제제는 염증 부위뿐 아니라 전신의 면역력을 떨어뜨려 감염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염증 부위의 면역반응만 억제하는 선택적 치료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실제 의료계에서는 체내 면역을 조절하는 '인돌아민2,3-이산화효소'(Indoleamine 2,3-Dioxygenase)의 발현을 유도하는 치료법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치료방법 역시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인터페론-감마에 의해 면역효소를 유도하는 방법이어서 도리어 염증이 발생할 수 있었다.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신체의 방어체계를 제어·자극하는 신호물질로 염증 발생을 파악하는 기준이 된다.

그러나 서 교수는 환자의 염증 부위에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를 억제하는 약물을 주입하면, 다른 부위에서의 염증은 발생시키지 않으면서도 면역조절효소인 인돌아민2,3-이산화효소를 유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같은 사실은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 '인터루킨-6' 양성인 폐 질환 동물실험에서 확인됐다.

이런 원리를 활용하면 면역억제제를 투약하는 기존의 치료법과 병행할 수 있어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현재는 동물실험 단계여서 자가면역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투여 방법이나 질환을 특정하기는 어렵다.

서 교수는 "이번에 새롭게 규명된 치료방법은 인터루킨-6이 양성인 류마티스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염증성 장 질환 등 다양한 염증 질환에 적용할 수 있다"며 "이런 원리를 바탕으로 새로운 염증 치료제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팀은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지원사업과 인제대 특성화 연구개발사업 등에서 연구비 지원을 받아서 연구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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