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각각 앨범 내고 합동 쇼케이스
김종환 "19년 전 H.O.T·젝스키스 제치고 대상"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검정색 의상을 맞춰 입은 부녀는 음악적인 소신이 같았다.
"딸과 함께 사랑과 화합 등 좋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수가 되자는 마음입니다."
'존재의 이유'와 '사랑을 위하여'로 사랑받은 가수 김종환과 딸 리아킴(본명 김담)이 13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M아카데미홀에서 공동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27일 각각 새 음반을 발표했다. 김종환은 4년 만의 새 음반인 '아내가 돼줄래'를, 리아킴은 2012년 데뷔 이후 5년 만의 새 음반인 '내 남자니까'를 출시했다.
두 사람은 리아킴이 '위대한 유산'으로 데뷔할 당시 부녀 사이임을 숨겼다. 방송에서의 호칭도 선후배였다.
김종환은 "딸이란 사실을 2년 넘게 숨겼다"며 "신인에게 이례적으로 노래를 준 것도 이상하고 성씨도 같으니 주변에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나중에 욕을 먹을 것 같아 2년 지나고 털어놨다"고 웃었다.
그는 딸이 초등학교 5학년 때 가수가 되고 싶다고 하자 재능을 알아봤고 그때부터 훈련을 시키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종환은 "그때부터 12년간 혹독하게 훈련시켰다"며 "아버지로서 시키지 말아야 할 고생을 시켰다. 초등학생인 딸을 데리고 지하철, 재래시장, 버스에서 무반주로 노래를 시켰다. 담력을 키워주고 싶었다"고 떠올렸다.
그간 전곡을 만들고 부른 김종환은 이번에도 자신의 곡은 물론 딸의 신곡까지 작사·작곡·편곡했다.
김종환의 타이틀곡 '아내가 돼줄래'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프러포즈 송이며, 리아킴의 타이틀곡 '내 남자니까'는 여성이 남성에게 불러주는 사랑 노래로 '아내가 돼줄래'의 화답송 같은 콘셉트다.
김종환은 '아내가 돼줄래'에 대해 "결혼한 사람들도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살면서 서로에게 달콤한 얘기를 해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프러포즈 송이지만 의미를 확장한 곡으로 소개했다.
리아킴도 '내 남자에게'에 대해 "내 남자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은 여성들의 마음을 대변한 노래"라고 말했다.
어려운 시절도 겪었던 김종환을 인기 가수로 등극시킨 노래는 1997년 발표한 '사랑을 위하여'다. 그는 이듬해 이 곡으로 그룹 H.O.T와 젝스키스를 제치고 대상을 받았고, 이 에피소드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 등장할 정도로 화제였다.
이날 '사랑을 위하여'를 열창한 김종환은 "벌써 19년이 됐는데 한 노래로 이렇게 사랑받을 줄 몰랐다"며 "이 노래를 만들 때 아내가 굉장히 아팠고 당시 경제적 어려움으로 따로 살았다. 그때 양평 강가에서 물안개를 보며 느낀 가사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쟁쟁한 가수들을 제치고 대상을 받자 가요 팬들 사이에 동요가 일었던 기억을 얘기하면서 "과거 H.O.T를 좋아한 팬들이 이제 30~40대가 돼 엄마가 '사랑을 위하여', '존재의 이유' 등을 왜 좋아하는지 이해하겠다고 했다. 엄마와 손잡고 공연에 와서 '그때 아저씨 미워해서 미안하다'고 했다"고 웃었다.
그는 또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수익 최상위권에 들어있다"며 "(저작권료를)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월 수천만 원에 달한다"고, 리아킴은 "내 수입도 아버지가 관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종환은 자작곡은 물론 딸에게 만들어준 노래에서도 가족애, 사랑, 화합 등의 메시지를 담는 소신도 밝혔다.
그는 "가족과 함께 떨어져 살아봤고 힘들게 살았다. 요즘 젊은 사람들도 취업이 잘 안 되고 힘들지 않나. 사랑과 화합에 대한 노래를 하고 싶었고 우리 둘이라도 좋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수가 되자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리아킴도 "처음 '위대한 유산'을 듣고 아버지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묻어난 가사여서 눈물이 났다"며 "아버지의 곡을 정말 좋아하며 가업을 이어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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