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쌀과 쇠고기 등을 담당하는 농림축산식품부는 13일 미국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요구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미국이 FTA 협상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 실무협의를 하자고 제안했을 뿐 아직 농식품부엔 구체적 내용이 전달된 것이 없다"면서도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할 품목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쌀과 쇠고기다.
쌀은 한미 FTA 협상 당시 양허제외 품목이었기 때문에 만약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하면 쌀을 양허 대상에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쇠고기의 경우 한미 FTA 발효로 완전 수입개방이 됐기 때문에 2026년 0%가 될 때까지 매년 2.7%씩 관세를 깎아나가고 있다.
FTA 체결 전 미국산 쇠고기에 붙는 관세는 40%였으나 매년 관세를 인하하면서 지난해 말 기준 24%까지 낮아졌다.
미국산 쇠고기는 싼 가격과 상대적으로 좋은 품질을 앞세워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이 50%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농식품부는 쇠고기의 경우 완전 개방에 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FTA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미국 측이 추가로 요구할 사안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농업 부문의 경우 지난해 기준 대미(對美) 수입 규모가 68억 달러였던 데 비해 수출 규모는 7억 달러에 불과해 협상이 재개될 경우 오히려 우리 측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측면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한 무역 적자를 언급하면서) 자꾸 철강, 자동차를 제시하는데, 농업 부문만 보면 우리가 미국산을 10배 더 많이 사주니까 우리도 문제 있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미국이 FTA에 대해) 더는 문제 제기를 안 하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