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파제 건설로 모래유실·방문객 감소가 원인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에서 한해 평균 12개가량의 해수욕장이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방파제 건설에 따라 모래 유출이 이어지며 모래사장이 사라지고 있는 데다,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이 주는데 따른 것이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매년 여름이면 2천명 가량의 젊은이들이 매일 몰려들면서 활황을 구가하던 나가사키(長崎)현 운젠(雲仙)시 지지와(千千石)해수욕장이 올여름에는 돌연 문을 닫았다.
운젠시 관계자는 "모래가 너무 많이 줄고 자갈이 많이 드러나 있어서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보여 열지 않았다"며 "오랜 역사가 있는 해수욕장이 문을 닫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사카(大阪)대 아오키 신이치(靑木伸一) 교수는 "해안의 모래가 유출돼 모래사장이 사라지는 현상이 일본 각지의 해수욕장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오키 교수에 따르면 해수욕장의 모래는 보통 물살에 쓸려가도 다시 돌아오게 된다. 하천에서도 바다로 자갈이 흘러들어오면서 모래사장이 유지된다.
그러나 해수욕장 주변에 방파제와 같은 인공 구조물이 건설되면 모래가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게 된다. 또 하천의 자갈도 콘크리트의 원료로 채취되면서 바다로 흘러들어오는 양이 줄고 있다.
이에 외부에서 모래를 실어날라 인공적으로 해수욕장을 운영하는 곳도 많다. 하지만 유실되는 모래가 많은 곳은 인공적으로 보충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지난해 여름 모래사장 면적이 크케 줄어 폐쇄했던 지바(千葉)현 가쓰우라(勝浦)시의 도요하마(豊浜)해수욕장이 이런 경우다.
이용객 감소로 폐쇄하는 사례도 있다. 환경성이 안전성과 경관 등을 기준으로 뽑은 100대 해수욕장에 꼽혔던 돗토리(鳥取)현 유리하마초(湯梨浜町)의 이시와키(石脇)해수욕장의 경우 작년 이용자는 1만3천명이었다.
이는 이용자 수 집계를 시작했던 1995년 이용자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용객 감소와 해수욕장을 관리할 주민들의 고령화가 겹치며 이 해수욕장은 올해는 문을 닫았다.
지난해 폐쇄한 니가타(新潟)현 니가타시 우라하마(浦浜)해수욕장의 2015년 이용자 수는 8년 전의 절반으로 줄었다.
일본 관광진흥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일본내 해수욕장 수는 1천95개로 2005년 이후 매년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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