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 앞장선 '그린아파트' 부산 신평현대아파트

입력 2017-07-18 14:25  

온실가스 감축 앞장선 '그린아파트' 부산 신평현대아파트

문금옥 통장 "관리비 줄어들고 혜택 많은 아파트로 거듭나"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줄이려는 사소한 관심이 아파트는 물론 지역을 바꿀 수 있습니다."

18일 부산 사하구 신평현대아파트 통장 문금옥(53·여) 씨는 탄소포인트제를 활용할 수 있는 각종 요령을 알려주며 이렇게 말했다.




2004년에 입주를 시작한 992가구 규모의 이 아파트는 지역을 넘어 전국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가장 앞장서는 아파트로 소문이 자자하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2013년 지자체에서 주관하는 '온실가스 진단 컨설팅'을 계기로 탄소포인트제에 본격적으로 동참해 현재 688가구가 가입한 상태다.

사하구 그린리더 협의체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문씨는 "초창기에는 탄소포인트제 자체가 생소했다"며 "컨설팅을 받고 난 뒤 낭비되는 에너지가 너무 많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문씨가 소개하는 온실가스 감축 요령은 특별한 게 아니다.




온종일 전원이 연결된 전자레인지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의 전원 플러그를 뽑는 것부터 시작한다.

전자레인지는 하루 평균 사용시간이 30분 정도에 불과하지만 전원이 연결돼 있으면 종일 대기전력을 소모한다.

냉장고 냉장실 온도를 영상 4도에서 5도로, 냉동실 온도를 영하 20도에서 영하 17도로 높이는 등 생활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다.

이렇게 냉장고 온도 관리를 하더라도 음식물이 상하거나 녹을 일이 없고 오히려 가동 효율이 높아진다.

문씨는 "처음에 우리 아파트 주민들 대부분도 '더 줄일 게 없어요'라며 탄소포인트제에 관심이 없었다"며 "대기전력만 낭비하지 않아도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등 작은 실천이 어떤 효과를 내는지 차츰 체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탄소포인트제에 가입한 뒤 실제로 관리비가 줄어드는 체험을 했다.

추가로 탄소포인트제 인센티브를 받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너도나도 탄소포인트제에 가입하는 등 에너지 절감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

제도의 취지에 공감한 주민들이 꾸준히 생활습관을 바꾼 결과 상복도 터졌다.

2015년 부산시 '그린아파트' 최우수상을 받았고 저탄소 마을로 선정돼 환경부 장관으로부터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각종 상금과 지원사업 덕에 아파트 가구마다 쓰레기 종량제 봉부를 10장씩 받았고 물 사용량을 30%가량 줄여주는 '양변기 절수기'도 설치하게 됐다.

기존의 조명등을 에너지 효율이 높은 발광다이오드(LED) 전등으로 교체하고 단지 안 미니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문씨와 주민들은 앞으로 탄소포인트제 가입률 100%를 달성하고 태양광 발전설비 등을 확대해 공용전기요금이 없는 아파트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씨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심"이라며 "사소한 실천 덕에 20년이 지난 낡은 아파트의 이미지를 벗고 관리비가 적게 들고 각종 혜택이 많은 아파트로 변신했다"고 말했다.

pitbul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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