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마비 가수 김혁건 "희망이 있으면 행복할 수 있습니다"

입력 2017-07-13 20:26  

사지마비 가수 김혁건 "희망이 있으면 행복할 수 있습니다"

사회복지법인 따뜻한동행 토크콘서트 개최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배를 누를 때마다 혈압이 상승하고 관절이 굳어 힘들지만, 노래할 수 있기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저 행복합니다."

밴드 더크로스 보컬 출신인 김혁건은 2012년 교통사고로 팔과 다리가 마비돼 하루하루 사투를 겪어야 했다.

그를 가장 슬프게 만든 것은 복부에 힘을 주기 힘들어서 노래를 부를 수 없게 됐다는 점이었다. 그러던 중 배를 눌러주면 횡격막이 올라가 소리가 크게 나온다는 것을 깨닫고 발품을 팔아가며 복부를 누르는 기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2015년 말에는 디지털 싱글 '넌 할 수 있어'를 발표한 데 이어 2016년 말에는 콘서트 무대에 이르기도 했다.

김혁건은 13일 오후 사회복지법인 '따뜻한동행'이 강남구 삼성동 올림푸스홀에서 개최한 '토크콘서트'에서 이러한 자신의 경험담을 공유했다.

그는 "저와 같은 처지나 어려움에 처한 모든 분이 희망을 품었으면 한다"며 스스로 '넌 할 수 있다'고 외쳐보라. 희망이 있어 행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혁건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예솔씨는 어렸을 때 척수염에 걸려 갑작스레 하반신이 마비됐지만 좌절하지 않고 서울대 미대를 졸업한 뒤 KT에 입사해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김씨는 "다른 화려한 것으로 약점을 가리지 않고 남이 어떻게 사는지 끝없이 비교하기를 그만둬야 한다"며 "작은 일에 성공을 거두고 나면 나의 약점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조언했다.

마라톤, 국토종단, 외국여행을 홀로 해낸 청각장애인 노선영씨는 무대에 올라 "다리가 없는 뱀을 보고 장애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듯이 장애인도 '있는 그대로' 바라봐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장애인에 대한 벽이 허물어지길 희망한다는 노씨는 "'청각장애'를 통해 키워온 '장애감수성'으로 끊임없이 여러분과 소통하고 싶다"며 "이것이 바로 행복한 소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애인 첨단보조기구 지원사업을 사는 따뜻한동행은 이날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하는 휠체어 컬링 국가대표팀에 무선 영상 송수신 장비를 갖춘 보조기구를 전달했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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