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회의 취재제한 논란…터키 눈치 봤나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 기자들이 최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취재제한에 분노를 터뜨리며 당국에 항의하고 나섰다.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12일(현지시간) 취재 허가를 받지 못한 프리랜서 사진기자 등 3명의 세부사례를 거론하며 이들의 공통점은 터키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고는, 독일과 터키가 외교 갈등에도 불구하고 정보기관 간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터키가 마뜩잖게 보는 이들 기자에 대해 독일 정부가 취재제한을 가하는 "서비스를 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함부르크 현지에서 신분검사를 하는 경찰들에게 취재제한 '기자 블랙리스트'가 넘어갔다고 소개하고, 경찰들이 기자들의 통행 여부를 결정할 때 연방범죄수사청(BKA)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도 했다고 덧붙였다.
독일기자협회는 모두 합쳐 32명에게 적용된 취재제한 행위를 불법적 추문으로 규정하고 당국에 해명을 요구했고, 독일기자노조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까지 했다.
독일기자노조는 특히, 블랙리스트 작성 과정에 국내 정보기관과 해외 정보기관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파악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국경없는기자회'는 터키 정보당국이 자국에서 벌어진 정부비판 시위를 취재하거나 쿠르드지역에서 활동하며 자신들과 갈등을 빚은 기자들에 관한 정보를 독일에 넘기고 이게 결국 취재제한 결정에 반영된 것이라면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통신은 이번에 취재제한이 적용된 32명 중 9명은 신문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5천 명가량이 몰린 미디어센터에 들어갈 수 없었고, 여타 23명은 아예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un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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